위안부를 소재로 하는 희곡작품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뼈아픈 과거 일본 제국시대의 일이고 표현이 자유롭지 못한 예전엔 더욱 했으리라. 물론 여타 창작분야인 소설이나 영화 방송 다큐 등 분야에서 다루었지만 연극의 창작 희곡으론 김경옥씨의 이 작품이 아닐까 한다. 1970년대 쓰여 졌고 공연 기록도 없는 걸 봐서 널리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오래전에도 관심을 가지고 위만부 문제를 거론한 분이 계셨던 것에 의미를 두고 이 작품이 어떻게 내가 소장했는지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예전에 대학극 연합회 활동 때 입수했던 것 같다.
1942년. 17,8 살의 김원자는 종군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선발되어 비록 전쟁의 종군 간호사지만 돈을 벌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집을 나온다. 그러나 비슷한 그녀들이 모인 것은 경성의 합숙소.. 여기에서 얼굴이 예쁜 처녀들만 별도로 차출되어 한 여관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일본군 장교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처녀성을 잃게 된다. 원자도 하라 소좌에게 유린된다. 야마자키라는 포주에 의해 그녀들은 관리되고 있었고 그 이전에 야마무라(한국명 김산) 라는 한국인 순사가 그 모집책으로 조선의 처녀들을 모집 차출하고 있던 터이다. 그리고 야마자키에 의해 비슷한 또래의 처녀들은 일본군의 위안부로 천황에 충성한다는 명분으로 전쟁에 투입된다. 중국 만주쯤 되는 일본군 위안소에서는 정신대원들은 하루 29회라는 횟수 내에 줄지어 기다리는 일본 병사를 손님으로 희생 봉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익은 모두 야마자키가 차지하는 것이다. 실루엣으로 처리되는 이 장면은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김원자는 이곳의 부대장으로 온 하라 중좌와의 재회도 있으나 전쟁 막바지 중국 팔로군과 러시아 군에 쫓겨 피난길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아 고향에 가야 한다는 원자의 말로 끝난다.
김경옥 (金京鈺)
1925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나 1946년 월남,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극작가 고 차범석, 오사량씨 등과 함께 1956년 한국 최초의 동인 극단인 '제작극회'를 창립해 소극장 운동을 이끌었고, 1976년에는 월간 '춤'을 창간했다. 1963년 4월부터 동아방송을 통해 갑오개혁 이후 근대화 직전까지 80여년 한민족의 역사를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다룬 '여명 80년'은 국내 최초의 방송 다큐멘터리로 꼽힌다. 이 내용을 실록소설로 쓴<여명 80년>은 1964년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시집<회색의 거리를 걸어간다.>(1958), 희곡집<공연날>(1978)
<공덕인>(1985) 등을 남겼으며 1988년 미국으로 이민했다.
2010년 미국 시카고의 자택에서 별세. 향년 8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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