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춘근 '갈까 말까 망설일 때'

clint 2016. 8. 15. 11:34

단막극

 

 

 

7년 전 결혼할 뻔했던 죽은 여자 친구를 찾아가는 한 남자와 택시 기사와의 에피소드다.

수유리 근처에서 큰 교통사고가 났었고 그 여친을 못 잊어 매년 그날 그 사고현장에 가는 남자. 이날도 택시를 타고 그곳에 가는데 택시기사와의 실랑이가 재미있고 나중에 그 사연이 밝혀진다. 그곳을 가기 싫어하는 기사... 꼭 가야만 하는 기사는 결국 가게 되는데... 그 교통사고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남자가 바로 그 기사였던 것이다.

택시 안에서의 우연한 만남.. 하지만 뻔한 이야기 구조 임에도 뭉클한 구석이 많다. 배우의 감정 선을 따라가기도 가장 쉬웠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니까.

 

 

 

 

 

나는... 살아서 미안하다. 나만... 살아서 미안하다. 그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살겠다고 택시 몰고 나왔다. 제일 살고 싶을 때는 맛없는 것을 먹을 때. 맛있는 것 좀 먹고 살자는 짜증이 나도 모르게 날 때. 우린 미안하지만 그래도 미안하다고 죽을 수는 없는 인간들인 것이다.”

잃어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잃어버릴 수가 없는 거잖아요

 

택시 기사가 이야기해주는 '갈까 말까 망설일 때는 가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갈까 말까 망설일 때는 가는 것이 정답이다'가 극 중에서 정확하게 대치되면서 반전을 이끄는 것도 좋다.

 

 

 

 

박춘근

극작가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 겸임교수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 졸. 마이애미대학교대학원 연극학 석사

경력 : <아내들의 외출>, <사비미르>, <캐스팅>, <민들레 바람 되어>, <내 마음의 안나 푸르나>, <야단법석>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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