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명숙 '표현의 자유'

clint 2016. 7. 20. 23:04

 

 

 

강인정은 간통혐의로 고소를 당한다. 상대남자의 아내, 오수진은 보통 여자와  달리 남편의 무죄를 절대적으로 확신한다. 변호사인 수진은 간통 사건을 맡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인정은 자신에게서나 수진에게서나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을 느끼며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에 접근해 간다. 드디어 무죄판결을 받고 세 사람이 함께 모여 자축을 하는 날, 재판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침내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인정과 암묵적 계약 속에서 자기 부부의 비밀을 지키려는 수진은 치열한 심리전을 벌인다. 무죄라는 간결한 판결 뒤에 숨은 중첩된 진실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는 두 사람.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인정에게 수진은 새로운 사실을 가르쳐주는데...

 

표현의 자유"는 모든 것이 허용되고 모든 것이 열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 속에 감추어진 비밀에 대해 얘기한다. 그 비밀은 우리 대부분이 취하고 있는 삶의 선택적 수용의 이면을 담고 있다. 즉,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이 섞여있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편리와 효율, 질서와 안전이라는 긍정적 가치를 지향하며 그 방해 요소인 혼란과 위험, 의심과 두려움을 억압하고 제거해버린 모습이다. 이렇게 우리가 의식하지도 못한 채 반복하는 이 선택적 수용에 의해 폐기된 삶의 어두운 그늘, 그것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이 작품은 이야기한다. 합리주의와 이성주의의 그늘에 가려진 생의 이면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진정한 생의 긍정을 이야기한다. 언뜻 `표현의 자유'라는 구호는 지난 날  군국주의나 독재정권 하의 저항을 떠올리게 하나,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공공연한 표현의 수위가 넘쳐날 만큼 높아진 오늘날 이 구호는 역설적으로 우리 자신이 스스로 억압한 자유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자유'는 바깥세상을 향해 외치는 자유가 아니라, 내가 나를 긍정하고  인정하는 내적 `자유'에 대한 것이다.

 

 

 

 

최명숙
1969년 서울 출생. 연세 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한양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 졸업. 연극학 석사.
200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두 아이>당선.
발표작 / 뮤지컬<소나기>, 연극<표현의 자유>를 공연하였고, 각색 작품으로
<세익스피어의 여인들>이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다.
그 외에도 연극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데,<날 보러와요>,<택시드리벌>등에 출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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