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상륭 '남도'

clint 2016. 6. 30. 16:36

 

 

부제: '늙은 것은 죽었네라우'로 2명 출연함

남도.는 짙은 토속의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생명의 근원 탐구와 인신(人神) 출현의 계시로써 독특한 설화적 세계를 재창조한 박상륭님의 중.단편 소설집인 열명길에 실여있는 남도을 각색한 것이다. 이 작품은 원작자인 박상륭님이 1970년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시기 전에 집필되어  그 해 문학지를 통해 발표. 바닷가에서 주막집을 하던 덕산댁이란 할머니와 그 할머니를 해바라기하며 한 평생 고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할아버지가 보름달이 환하던 어느 날 밤 바다로 나가 서로 남몰래 숨겨놓고 살았던 이야기들을 달그림자 어리는 배위에서 풀어놓기시작한다.         
할머니와 손자의 갈등으로 풀어내는 인간 정체성에 관한 토속적인 이야기이다. 충격적인 이야기 전개와 한국의 토속적인 언어가 생생히 살아 숨쉬고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 배우의 힘있고 밀도 있는 연기로 승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것이 매력이다.
 

 

<남도>는 짙은 토속의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생명의 근원 탐구와 인신(人神) 출현의 계시로써 독특한 설화적 세계를 재창조한 박상륭님의 중.단편 소설집인 '열명길'에 실려 있는 남도1을 각색한 것이다.  연극<남도1>은 혼자 사는 할아버지와 시집온 지 3개월 만에 과부가 되어버린 할머니의 사랑과 이별,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삶에 있어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이지만, 여러 사람의 공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승화된 적은 많지 않다.       

 

 

주모와 사공을 비유하듯 뒷벽에 비치는 달과 빈 무대에 부려진 나룻배 한 척, 주막을 상징하는 등불 하나로 볼거리를 상징으로 최소화한 무대에서 원작의 난해하고 형이상학적인 주제와 구성방식을 관객들에게 객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 할 것이다. 노년의 쓸쓸한 주억거림이며, 떠나간 사랑을 잊지 못하는 회한의 언어인 동시에 결핍에 시달리는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독하고 아픈 작가의 언어를 원작이 지닌 문학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방향으로 무대 위에서 육화하는 배우와 정교한 디테일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정형화된 연극 어법을 탈피하여 남도 특유의 생생한 사투리가 선율에 실려 노랫말처럼 리드미컬하게 무대 위에 구현된다. 더불어 극중 감정선의 흐름을 표현하는 효과음을 기계음이 아닌 단아하고 서정적인 라이브연주로 삽입하여 무대가 확장되고 관객의 상상력이 배가되는 독특한 질감의 공연이다.

 
 
 

 

 

깊은 산 속, 딸이 버리고 간 손자를 키우며 살아가는 할머니는, 나이가 들수록 바깥세상을 궁금해하며 떠나려고 하는 손자가 불안하기만 하다. 잠자고 있을 때 도망을 칠까 봐 머리채를 잡고 자기도 하며, 새끼줄로 손자의 목을 묶어 일터에 내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손자는 미지의 세계인 재너머에 대한 향수를 키워만 간다. 이런 손자의 욕망을 알고 있는 할머니는 다친 것을 핑계 삼아 업혀 지내기도 하고, 약손이라고 둘러대며 손자의 불알을 쓰다듬어 성적인 쾌락까지 제공하며 손자를 붙잡아둔다. 봄볕 따뜻한 어느 날, 할머니와 산에 올라갔던 손자는 여우들이 교미하는 걸 보고는 다시 바깥을 그리워한다. 그리자 할머니는 죽을 듯이 눈을 까뒤집고 앓기 시작하고, 떠나면 천벌을 받아 장님이 될 것이라고 협박하며 떠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낸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손자는 호기심과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다 산속에서 길을 잃고 눈이 뽑히는 공포체험을 하고 난 후 돌아온다. 할머니는 이제는 몸을 하나로 잇고 살자며 손자의 목에 올라타고, 새끼줄로 몸을 잇는다. 시간이 흘러 겨울 어느 날, 할머니는 그동안 묻어두었던 자신의 인생 내력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자가 어머니와 색시가 있는 갯가라는 세상으로 가야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손자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다. 이듬해 색시 옷으로 갈아입은 할머니는 손자의 목에 올라타, 다시 새끼줄을 감는다. 술 취해 성욕에 사로잡힌 손자와 잡아두려는 할머니는 몸싸움하다가, 그만 손자의 한쪽 눈을 다치고 만다. 할머니는 치료하려다가 손자가 정신을 차리면 자신에게 복수할 게 두려워 나머지 한쪽 눈도 뽑아버린다. 장님이 된 손자는 할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갈까 봐 할머니와 한몸이 되고자 성행위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할머니의 병만 깊어간다. 자기 눈으로 보고 싶은 열망에 전에 할머니가 말해주었던 모든 것들은 죽기 때문에 다시 살아난다는 말을 생각해내고 완전한 한몸이 되고자 손자는 성교 절정의 순간에 할머니의 목을 졸라 죽이게 된다.

 

작가 : 박상륭
서라벌대학
경력 1964년 현대문학 장세전 추천
수상_1999년 제2회 김동리문학상 소설집-평심
1963년 사상계 신인문학상 아겔다마
1940년 전라북도 장수 출생으로, 1963년 단편<아겔다마>로 [사상계] 신인상에 가작 입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뙤약볕>연작과<남도>연작, 중편<유리장>등을 발표하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69년 캐나다로 이민 후,<죽음의 한 연구><칠조어론>등을 발표하였다. 죽음을 통한 삶과 생명의 이해라는 형이상학적인 관념성을 소설작업의 일관된 주제로 삼고 있으며, 일상 어법을 깨뜨리는 난해하고 유장한 문체와 철학적 사유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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