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마흔의 여인과 두 아들이 물리적으로 떠난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의 삶을 이인소극(二人笑劇)처럼 표현한 작품이다. 흔히 말하는 벗어나고 싶은 황폐한 홀로의 삶과 영원한 망각으로 가는 노년의 삶을 그리 길지 않는 글로 어떤 부분에 관한 한 잘 표현된 작품인 것 같다.
이인소극. 상대와 마주보며 맡은 배역을 충실하게 연기하는 것은 힘이 드는 것일까. 배우의 연기에 속는 사람은 연기를 하는 배우 한사람 뿐. 그러나 이인 소극은 상대라도 있지 않은가. 자신마저 속이지 못하는 미련한 배우는, 극에 몰입되지 못한체 관객의 기침소리, 언뜻 보이는 핸드폰의 불빛 같은 외부의 약한 시그널에도, 너무도 민감한 안테나로 인해 이곳이 '무대' 라고 자각하고 만다. 하여 속고 싶다. 누군가를 속이기 보다는 내자신이 먼저 속고 싶다. 무대위의 누군가의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가 아니라, 이 대본속의 누군가 이고 싶다. 실로 속고 싶다. 이 삶이라는 무대위에 작은 부분일지라도 동화되고 싶다. 일인소극. 관객 역시 속고 싶은가. 아니 관객은 있는가. 삶이라는 것, 분명 그 흐름을 꿰뚫는 무엇인가가 있는 듯 싶다.
아니 그리 믿고 싶다. 아니 그것은 매번 손에 잡힐 듯 했다. 조금 더 걸어보면, 한번 더 눈을 닦고 보면, 저 골목만 돌아서면... 허나 잡념 가득한 배우는 결코 대성하지 못할터. 소극... 실로 소극.
노망든 노모의 돈을 가로채기 위해 연극을 벌이는 연극배우의 이야기이다.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소설》에 단편 「생태 관찰」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사랑하라, 희망 없이』, 『착한 사람 문성현』, 『소설 쓰는 밤』과 세트 소설집 『내 안의 황무지』, 『내 여자 친구의 귀여운 연애』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남촌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석호 '금의환향' (1) | 2016.06.30 |
---|---|
오태영 '수레바퀴' (1) | 2016.06.30 |
박상륭 '남도' (1) | 2016.06.30 |
김용락 ''k를 위한 아포테오제' (1) | 2016.06.29 |
오태석 '백구야 껑충나지 마라' (1) | 2016.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