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인훈 '첫째야 자장자장 둘째야 자장자장'

clint 2016. 5. 26. 18:08

 

 

 

 

 

 

'해와 달'을 바탕으로 하지만 설화속의 내용은 아이들의 꿈속으로 풀어냈다.

그런 가위에 눌리는 아이들을 엄마는 다독이며 잠을 재운다.

 

최인훈의 <첫째야 자장자장 둘째야 자장자장>은 아이들의 엄마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 모성이데올로기를 벗겨낸 엄마의 원초적 감정을 극대화시켜 보여주고 있어 사회적 이미지의 엄마가 아닌 엄마의 탈을 쓴, 동물의 본능을 지닌 한 인간과 대면할 수 있다. 아이들은 엄마란 존재에 대해서 자신을 전적으로 사랑하고 지켜주는 혹은 엄마 본인이 희생될지라도 절대로 자식을 버리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해주어야만 하는 엄마를 욕망하지만 그 욕망의 뒤편에는 엄마가 자신이 원치 않는 엄마일까 봐 갖게 되는 공포심과 두려움이 깊고 어둡게 일렁이고 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변용한 첫째야 자장자장 둘째야 자장자장은 원래의 설화에서 호랑이를 삭제하고, 엄마가 호랑이 역할을 겸하는 잔혹과 공포와 악몽의 드라마로 대체되었다. 짧은 단편이지만 한 인물에 공존할 수 있는 분열된 성격을 담고 있어서 최인훈 희곡의 한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유치진, 차범석으로 이어지는 한국 희곡문학의 사실주의적인 전통 속에 최인훈이 던진 충격은 자못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에 있어서 무대 예술의 확대를 의미하며 읽어 감상하는 희곡으로 극양식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하였음을 의미한다. 종래 희곡문학이란 무대상연의 대본으로만 취급되어 공연의 성과와 결부되어 평가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최인훈의 등장은 바로 이러한 여건 속에 자족적인 문학 양식으로서 극문학을 자리매김한 선구적인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이러한 최인훈의 희곡은 소리와 색채의 이미지가 시적 대사와 어울린 독창적인 미학을 형성하고 있는데 독창적인 만큼 다소의 무리도 뒤따르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그것은 지나칠 만큼 시적 분위기 에 치우쳐 무대 상연의 과업을 거의 일방적으로 연출가에게 떠맡기고, 독자들의 상상력에 의지하여 비본질적인 무대 기호(소리, 색채)에 의한 그적 효과를 의도하도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이러한 특성은 설화적 소재를 근간으로 한 작품들에서는 나름의 타당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시간 공간의 넘나듬을 꿈에 의한 현실과 환상의 연결로 무대화한 그의 수법은 분명 빛나는 부분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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