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우봉규 '황금사과'

clint 2016. 5. 26. 16:45

 

 

 

줄거리
황금사과가 나온다는 마을. 그러나 그 마을은 아무도 들어갈 수도 없고, 또한 나올 수도 없다. 그 마을 동구밖에는 마을로 들어온 사람은 무조건 목을 베는 뭉수리와 할멈이 있기 때문. 뭉수리가 마을에 들어온 사람을 손도끼로 때려잡으면 할멈은 그 해골을 절구에 놓고 빻는 일이 전부다. 그들은 촌장(위정자)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그 일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며 마을을 철통같이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먼 나라에서 온 선비가 마을에 들어온다. 예전 같으면 당장 때려잡았을 뭉수리가 어쩐 일인지 쓰러진 선비를 업고 들어온다. 바깥의 세상이 궁금했던 것이다. 할멈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른다. 그건 뭉수리가 선비를 마을로 들여놓은 것을 알면 당장 촌장에게 죽임을 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뭉수리는 선비에게 바깥 세계를 물어보고, 그걸 보 다 못한 할멈이 손도끼를 들고나서게 되는데...
촌장의 딸인 난의 꼬임에 넘어가 할멈을 죽이게 되고 그리곤 선비를 풀어주며 난과 함께 살지만 뭉수리는 할멈을 그리워하면서 서서히 사람을 때려잡는 일에 의문을 갖는다. 그러던 어느 날 황금사과가 나온다는 말을 입밖에도 내지 않겠다고 맹세한 선비는 동료들을 이끌고 다시 마을에 나타난다. 이젠 쓸모가 없어진 뭉수리를 제거하기 위해 촌장이 보낸 것이다.
그렇다면 선비 역시!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황금사과. 그것을 지키겠다고 마을사람 모두를 통제했던 촌장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된 뭉수리는 그들과 정면으로 맞서다가 처참한 죽음을 맞으며 무대는 피로 물들게 되는데.....

 

 

 

 

 

 

 

 

작가의 글 - 우봉규
존재하지도 않는 황금사과를 통해 권력을 쥔 자들의 허위와 한편으로 문자를 알고부터 오염되기 시작한 인간세상의 단면을 그렸다. 무대는 원시의 어느 마을(황금사과가 나오는 마을), 오로지 마을로 들어오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사명으로 아는 촌장의 꼭두각시(뭉수리,할멈)와 인간세상의 이로운 책을 찾아 마을로 들어온 왕의 꼭두각시의 이야기다. 희곡 [황금사과]는 한편의 우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 속에는 날카로운 비수가 숨겨져 있으며 그래서 섬뜩함이 든다. 인간의 악과 선에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처음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인간 도살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행하는 모습에 전율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전율이 결국 우리를 감동시키게 되고 우리 가슴속에 남아있는 실오라기 같은 한 가닥 양심의 줄을 건드릴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끝나면 우리는 그 양심의 줄을 붙잡고 울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며 혹은 좌절하여 회의를 느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궁극적인 목적은 이기심과 욕망으로 얼룩진 우리들의 모습을 훌훌 벗어버리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자고 하는 무언의 웅변이 되고자 한다. 끝으로 이번 무대는 우화처럼 따뜻하며 포근함이 느껴지도록 할 것이다. 그런 따뜻하고 포근함 속에 섬뜩한 광기가 얼룩진 무대를 보이고자 한다. - 권력을 쥔 자들의 허위와 문자(글:이기)를 알고부터 오염되기 시작한 인간세상 돈과 명예 이기주의적 욕망에 사로잡혀있는 이 시대의 정치 인, 지식인 과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위정자들 의 모습. 이기심과 욕망으로 얼룩진 우리들의 모습을 훌훌 벗어버리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자는 무언의 웅변이 되고자 한다. 따듯하고 포근함 속에 섬뜩한 광기가 얼룩진, 선과 악이 극명하게 나타난 무대에서 지금 우리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되새기며 눈물날 정도로 웃으면서 진짜 우리들의 참모습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