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정의신 '겨울 해바라기'

clint 2015. 12. 3. 11:20

 

 

 

지방의 해안가에 자리한 민박 ‘갈매기’를 근근이 경영하고 있는 히토시. 그의 동거상대인 미즈키와 히토시의 몇 안되는 게이친구인 쓰유코는 언제나 한바탕 싸움을 일으킨다. 크고 작은 싸움이 일어나지만 그 속에서 ‘갈매기’의 일상은 위태롭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미즈키의 스토커였던 기리코 역시 ‘갈매기’에 투숙하게 되고, 민박집안에서 칼을 휘두르며 또 한번 소동이 일어난다. 히토시는 언제나 그렇듯 어머니와 언쟁을 벌이고, 그녀의 동거남인 구니야스가 쓰고있는 관능소설을 추잡한 것이라고 욕한다. 그로인해 어머니와 또 한번 한바탕 싸우고 난 뒤, 울분을 참으며 습관대로 세탁기에다가 화풀이를 하는 히토시. 투숙객들의 마지막 대소동을 지켜보던 히토시는 그만 평정심을 잃고 닥치는대로 물건을 부수고, 정원을 뒹군다. 흙범벅이 되어 울부짖는 히토시. 그런 와중에 제야의 종소리는 울려퍼지고...

 

 

 

 

시골 바닷가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히토시는 심하게 말을 더듬는 동성애자. 언제부턴가 단역 배우로 활동하는 애인 미즈키의 관심이 딴 데 가 있어 히토시는 속을 끓인다. 히토시의 엄마 아야메, 그녀와 불륜 관계에 있는 포르노 소설가 구니야스, 트렌스젠더 쓰유코 또한 히토시에게 ‘기생하는’ 사람들이다. 제 꼴도 변변치 못하면서 엄마와 쓰유코는 미즈키에게 절절매는 히토시를 보며 혀를 끌끌 차고 미즈키를 조롱한다. 이들의 기인한 동거는 난데없이 한 여자가 미즈키를 찾아오면서 더욱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인다. 겨울 해바라기. 이 형용 모순은 등장인물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비유다. 아야메가 남편을 잃은 슬픔을 달래려 추운 겨울 해바라기 조화를 꽃밭에 심었었다. 어릴 적 엄마 때문에 거짓말쟁이가 됐었다는 히토시에게 아야메는 “겨울에 해바라기가 피면 안 되는 거니? 예쁘잖아. 늠름하고…용기를 주잖아.”한다. 
‘하자 있는’ 인생들의 공동체. 매일 아옹다옹 다투지만 이 민박집은 이들에게 버티고 살아갈 힘을 주는 ‘겨울 해바라기’인 셈이다.“왜 우리는 같이 모여서 살면 안 되는 거니? 예쁘잖아. 늠름하고…서로에게 용기를 주잖아.” 연극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소리 지르고 싸우다가도 다같이 모여서 밥을 먹는 행위는 영화 ‘비열한 거리’의 명대사 “식구가 뭐여? 함께 모여서 밥 먹는 입구멍이여.”를 떠올리게 한다. 가족이 된다는 건 이렇게 쉬울 수도 있다는.

 

 

 

 

 

<겨울 해바라기>_ 정 의 신
극작가. 각본가.
1957년생. 효고 현兵庫? 히메지 시?路市 출신.
도시샤대학 문학부를 중퇴하고, 요코하마방송영화전문학교(현, 일본영화학교) 미술과를 졸업. 영화사 쇼치쿠(松竹)에서 미술조수로 일하다가 연극으로 활동무대를 옮긴다. 극단 구로텐트(?テント)를 거쳐, 1987년에 극단 신주쿠 료잔파쿠(新宿梁山泊)의 창립멤버로서 참가. 대규모의 무대장치와 아시아 각지에서 공연활동을 전개하는 극단전속작가로서, 1990년<천년의 고독(千年の孤?)>으로 제17회 테아트르상을 수상, 독일 에센극제연극제(91)에 참가한<인어전설(人魚??)>외에,<영상도시?치네칫타(映像都市?チネチッタ)><푸르고 아름다운 아시아(?き美しきアジア)>등 스펙터클한 화제작을 연속 발표하여, 신진기예의 작가로서 여러 방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993년에 발표한<더 데라야마(ザ?寺山)>로 제38회 기시다쿠니오희곡상을 수상. 현대의 연극계를 논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왕성한 연극활동의 한편으로 영화각본에도 참가하여, 1991년의 도에이(東映) 브이 시네마(Vシネマ)<습격 버닝 독(襲?)Burning Dog>에서 최양일(崔洋一) 감독과의 공동각본을 담당한다. 1993년에는 혼돈 속에 있는 현대일본을 택시 운전수의 관점에서 그린<달은 어느 쪽으로 뜨지(月はどっちに出ている)>의 각본으로 유쾌한 웃음과 예리한 인간 통찰력에 의한 캐릭터 묘사가 절찬을 받으며, 마이니치영화콩쿠르 각본상, 키네마순보 각본상,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각본상 등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영화흥행에서도 약 반년동안의 롱런을 기록하여, 시대를 대표하는 히트작이 된다. 1996년 신주쿠료잔파쿠를 퇴단한 후에는 영화와 무대를 양축으로 하여 활동을 하며, 다시 최 감독과 콤비로 만든<도쿄 디럭스―헤이세이 무책임한 일가(東京デラックス―平成無責任一家)>(95), 이즈쓰 가즈유키(井筒和幸)감독과의<기시와다소년 바보연대(岸和田少年愚連隊)>(96), 마쓰다 유사쿠(松田優作)의 기획을 최감독이 영화화한<개, 달린다(犬、走る―Dog Race―)>(98) 등 화제작을 연달아 집필. 98년에는 시모다 하루미(下田治美)의 처녀장편소설을 영화화한<사랑을 갈구하는 사람(愛を乞うひと)>으로 히라야마 히데유키(平山秀幸) 감독과 처음으로 콤비를 이루어 키네마순보 각본상,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각본상, 제1회 기쿠시마 류조상,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우수각본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더욱이<한여름의 크리스마스(?夏のクリスマス)>(00/TBS), 2002년도 예술제상대상수상외수상을 수상한<나는 내일 18살이 된다(僕はあした十八になる)>(01/NHK) 등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약하는 한편, 에세이집<안드레아스의 모자(アンドレアスの帽子)>등도 출판. 현재도 분가쿠자(文?座) 곤냐쿠자(こんにゃく座) 등의 극단에 희곡을 제공하는 한편, 스스로 작품을 쓰고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극단 바다의 서커스(海のサ?カス)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영화, 연극, 텔레비전 등의 전 미디어를 섭렵하며 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 연극의 무대는 일본의 어느 해안가 민박집 '갈매기'. 민박집을 경영하는 히토시는 동성인 미즈키를 사랑하고, 남성 투숙객인 스유코는 히토시를 좋아하면서 미즈키를 질투한다. 미즈키는 그러나 히토시에게 깊은 마음을 주지 않는다. 이런 애정관계 속에 히토시는 정부(情夫)가 있는 어머니 아야메와 잦은 다툼을 벌이고 아야메는 동성애를 하는 아들의 마음을 사정없이 할퀸다. 그러나 히토시는 결국 바닷가 모래 위에 해바라기 조화를 심는다. 가족과 화해를 이루고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면서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직장을 가졌다고 한들, 부유하게 산다고 한들 가족이나 사회에서 소외되기 쉽거든요. 그러다 보면 가족관계에서도 일상에서 서로 간에 깊은 상처를 주게 되죠. 이 사람들이 다시 화해하고 가족으로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 이런 거 보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위로받고, 또 자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출 이상직은 '겨울 해바라기'의 작가 정의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