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본 생각일 것이다. 어린 시절의 꿈과 동떨어진 일을 하는 사람, 바쁜 일상에 매몰돼 꿈이 바래가는 걸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삶에 대한 동경은 더욱 사무칠 것이다. 이 소설 《빅 픽처》의 주인공 벤은 그런 사람이다. 앞날이 탄탄하게 보장된 뉴욕 월가의 변호사, 안정된 수입, 뉴욕의 중상류층 사람들이 모여 사는 교외의 고급 주택 거주자,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이룬 가정 그저 외양만 보자면 모두들 부러워 할 대상이지만 벤 자신은 조금도 즐겁지 않다. 벤의 꿈은 사진가로 성공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의 꿈은 값비싼 카메라와 장비들을 사들이는 호사스런 취미로 남아있을 뿐이다. 벤은 원하지 않는 생을 살고 있다는 강박관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