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225

기욤 뮈소 '구해줘'

아내를 잃은 후 좌절감에 휩싸여 살아가는 젊은 의사 샘 갤러웨이와 여배우의 꿈을 안고 뉴욕에 온 줄리에트 보몽.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겠다는 일념으로 뉴욕에 오지만 생활비를 벌기에도 벅찬 생활에 염증을 느낀 줄리에트 보몽은 프랑스로 돌아갈 결심을 굳힌다. 무대보다는 카페 웨이트리스가 직업이 되다시피 한 줄리에트에게 뉴욕은 패배와 무력감을 일깨워준 냉혹한 도시일 뿐이었다. 샘은 타임스퀘어의 길을 운전해가던 중 줄리에트를 차로 칠 뻔한 사고 일보직전에서 겨우 멈춰 선다. 그 우연한 사건은 뉴욕에 살지만 전혀 남남일 뿐이었던 이 두 사람의 삶을 운명적으로 가까워지게 한다. 샘의 매력에 빠진 줄리에트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이 변호사라며 직업을 속인다. 아내를 잃은 후 삶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찾을 수 없었던..

좋아하는 소설 2022.12.21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

엘리자베트 말로리는 여성의 몸으로 세계 요트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미모의 항해사. 하지만 그녀의 화려한 미래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산산조각 나고 만다. 사고 차량을 운전했던 인물은 항공 우주국 〈혁신과 전망〉 팀의 팀장 이브 크라메르로,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과 사회에 환멸을 느끼며 무력감에 빠져 있던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삶을 원점으로 되돌리기로 결심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프로젝트인 광자 추진 우주선 개발에 몰두하던 이브는 결국 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그러던 중 세계 최고의 갑부 가브리엘 맥 나마라가 이브에게 손을 뻗어 오고 그의 V. S. 프로젝트(햇살 돛 개발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프로젝트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자..

좋아하는 소설 2022.12.20

정명섭 '한국인의 맛'

이 책은 짜장면, 커피, 돈까스, 단밭빵. 팥빙수 등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9가지 음식의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각 음식별로 챕터가 나누어져 있고, '별세계'의 기자가 음식을 취재하는 과정이 소설로, 그 다음에는 음식에 대한 역사적 설명이 다른장에 나온다. 평소에 우리는 짜장면, 커피, 돈까스 등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들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지만, 이 책을 보게되면 그런 음식들이 일제시대 또는 그 부근에 일본과 서방에서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단팥빵은 일본에서 군산으로 건너온 일본인에 의해 시작되었고, 다시 일본의 단팥빵은 서양의 빵을 일본식으로 해석하여 재창조한 것이다. 단팥빵 전에 일본에는 "만쥬"가 있었으니, 만쥬와 서양빵의 조합이 단팥빵인 것이다. ​한국에 단팥빵을 ..

좋아하는 소설 2022.12.19

유진 오닐:빛과 사랑의 여로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유진 오닐의 전기에 가까운 내용이다. 이태주 교수가 그의 작품들을 모두 리뷰하면서 문학적으로 쓴 내용들로 유진 오닐의 사생활 부터 집필, 공연까지를 보여준다. 네 번에 걸친 퓰리처상과 미국 극작가로서는 최초의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극작가. 30년에 걸친 집필 활동을 통해 〈수평선 너머로〉 〈느릅나무 밑의 욕망〉 〈이상한 막간극〉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얼음장수 오다〉 〈밤으로의 긴 여로〉 등 수많은 명작을 쏟아낸 인 유진 오닐. 『유진 오닐:빛과 사랑의 여로』는 ‘호텔에서 태어나 호텔에서 죽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랑하기만 했던 그의 삶과 그로부터 타오른 불꽃 같은 예술혼의 여정을 추적하여, 위대한 예술가이자 ..

좋아하는 소설 2022.12.18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메마른 일상에 빠져 인생의 꿈을 잃어버린 베로니카, 남자친구도 끊이지 않고, 도서관이라는 안정된 직장도 있고, 가정이라 부를 만한 집도 있고, 다정한 친구와 가족들도 있는 그녀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이다. 그러나 그녀는 슬로베니아의 위치에 대한 국제적 무관심을 개탄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기로 마음먹는다. 류블라나의 빌레트 정신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그녀는 자살 시도로 인한 심장장애로 앞으로 1주일밖에 살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빌레트에서 그녀는 비로소 활기를 찾는다. 정신병자에게 정상적인 행위란 있을 수 없으므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한다. 그녀는 자신을 화나게 하는 남자를 때리기도 하고 금욕적인 정신분열증 환자 앞에서 자위를 하기도 하고, 피아노에 대한 열정..

좋아하는 소설 2022.12.18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시지프 신화』는 카뮈의 문학적 토대가 된 부조리 사상의 정수가 담긴 철학 에세이로, 부조리, 자살, 반항, 자유, 정열 등 카뮈의 핵심 화두와 사상을 예리하고 명징한 언어로 파고들며 정리한 작품이다. 이 책에서 카뮈는 오늘날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부조리한 것으로 파악하고, 부조리한 세계와 대면하는 인간의 삶의 자세를 논한다. 특히 신들로부터 형벌을 받은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시지프를 부조리한 영웅의 전형으로 내세우며, 운명에 맞서는 반항적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이야기한다. 소설 『이방인』, 희곡 「칼리굴라」와 더불어 카뮈의 〈부조리 3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철학적인 명징함과 문학적 감수성을 두루 갖춘 걸작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방인』과 5개월의 시차를 두고 같은 해 출간된 이..

좋아하는 소설 2022.12.17

앤서니 버지스 '시계태엽 오렌지'

알렉스는 1962년 영국에 사는 비행 청소년이다. 그냥 비행 청소년이 아니라 무리를 지어 다니며 강도, 폭행, 강간, 살인까지 저지르고 다니면서 죄책감 없이 사는 비행 청소년이다. 딱 잘라 누구 하나 동정할 필요 없는 극악한 소년 범죄자. 어떤 납득 할 만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 쓰레기 수준의 인성을 가진 준수한 청소년 알렉스가 같이 일을 벌이던 친구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감옥으로 가게 된다. 그는 감옥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교도 방식 루도비코 요법의 실험 대상에 자원한다. 하지만 '요법'이라는 이름 아래에 시행된 각종 약물 투여와 잔혹한 영화 시청을 통해, 알렉스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쁜 짓'에 대해 구역질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극한의 고통 후, 자신의 삶 속으로 돌아간 알..

좋아하는 소설 2022.12.16

가브리엘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마술적 리얼리즘의 극치를 보여 주며 일단 한 번 잡기 시작하면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소설이다. 창세기의 역사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융합하여 인류 최후의 비극적 서사시를 빚어내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알려면 딱딱한 역사책 대신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읽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작품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사회적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소설의 이야기는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와 그의 사촌 여동생 우르슬라와의 근친상간 적 결혼생활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은 남미의 처녀림 속에 마콘도라는 새로운 마을을 건설하는데, 이 원시적인 마을은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번화한 도시로 발전했다가 무지개처럼 하루아침에 지상에서 사라져버린다. 작..

좋아하는 소설 2022.12.15

가브리엘 G.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근대화 시기를 거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랑을 위해 노력하고 기다리는 플로렌티노와 페르미나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혹자는 이 소설이 또한 21세기에 들어가려는 문명화된 사회에 대한 풍자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소설 속에 표현된 사회 구조는 크게 두 계층으로 나뉘는데, ‘사교 클럽’으로 대변되는 상류층과 ‘상업 클럽’으로 대변되는 중류층이 그것이다. 각 계층을 대표하는 세 주요 인물은 식민 이후에도 무력증에서 헤어 나올 줄 모르는 도시의 모습을 대변한다. 또한 후베날 우르비노와 페르미나 다사의 결혼 생활은 사회적 제도로서 결혼의 문제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기운을 북돋는 에로티즘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자유로운 남녀관계를 보다 긍정적으..

좋아하는 소설 2022.12.14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향수"는 1985년에 출간되어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천만 부 이상 팔려 나감으로써 작가에게 작가적 명성과 부를 한꺼번에 안겨준 쥐스킨트의 첫 장편 소설이다. 독일인 특유의 내면 지향성, 철학과 문학이 혼합된 듯한 난해한 내용 등으로 너무 어렵고 지루하다고 외면 받던 독일 소설에 대한 통념을 깨뜨리며 독일소설로는 오래간만에 출간되자마자 독일어권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 셀러의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한 바 있다.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소설은 18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극히 예민한 후각을 타고난 냄새의 천재의 짧은 일대기를 담고 있다. 스스로는 아무런 체취도 없으면서 세상의 모든 냄새를 소유하고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사악한 주인..

좋아하는 소설 202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