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없었던 임신
그리고 어머니가 된다는 설레임,
삶의 현실적 문제등으로 갈등하던 예비 미혼모는
이 사회의 구조와 현상들을 태아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갈등의 짐을 나누기 위해. 남성 중심의 사회,
자유, 사랑, 인간, 자연에 대한 태아와의 대화,
그리고 낙태를 강요하는 주변 사람들. 어느 날 불쑥 나타난
그 사람으로 인하여 태아와의 대화가 중단되고
그 동안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자궁 수축 상태가
나타나 장기입원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통보를 받는다.
그러나 입원보다는 태아와의 계속적인 대화를 위해 여행을 택한 그녀는
여행도중 자신의 몸속에서 죽은 태아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여인은 죄의식 상태에서
잠재화 되어 있는 살해 혐의로 가상의 심판을 받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듯 환상의 3개월을 회상하며
서로의 삶을 존경하는 태아와 여인의 마지막 대화는
모두를 침묵하게 한다.
수정에서 출산까지의 전 과정을 연극화 한 작품은 임신부에게 나타날 수 있는 일상적인 현상들을 18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코믹하게 구성한 작품이다. 임신부의 심리적, 신체적 변화, 과격한 운동, 음주 등의 상황에서는 그에 따른 태아의 반응이 마임으로 연기되고 이름 짓기, 우울증, 변비, 예비 아빠와의 갈등의 상황에서는 일인극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적 요소로 가득하다. 예비 엄마가 곧 태어날 아기에게 들려주는 두 곡의 노래와 출산에 관한 주변의 과장된 이야기도 극의 흥미를 돋우어 준다. 미혼의 직장 여성이 예기치 못했던 임신을 하면서 태아와 함께한 3개월간의 삶을 20가지 상황으로 구성한 이 작품의 2막은 오리아나 팔라치의 "사과를 따지 않은 이브"에서 그 테마를 가져왔다고 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일까? 우린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서로 다른 삶의 굴레에서 서성거리던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보람과 소박한 의미를 얻고자 그리고 자유로운 의식과 삶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햇살에 비친 창문을 열듯이 그렇게 나지막이 우리를 드러내려 한다. 인생살이의 자잘한 모습들이 우리들 가슴속에 정겹게 다가올 때, 이 사회는 진실로 있는 그대로의 흐름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여유로움과 넉넉함으로 화합하리라 믿는다. 감히 이제 우리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일상의 흐름속에서 씻어 내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그리움을 지닌 작은 마음을 만나고자 한다. 지금 한 걸음 내딛은 첫 발에서 우리들 가슴속에 그리움이 멎는 마지막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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