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미경 '우와 우와 우우우와'

clint 2024. 2. 12. 13:42

 

 

 

전 세계에 외계인과 유에프오 목격담이 쏟아진다. 
머리는 크고 몸은 왜소한 외계인, 
그들은 ‘우와 우와 우우우와’라는 외계어로 소통하며 
지구의 상공을 떠돌고 있다. 
헌데, 신흥종교 엘로힘은 이들은 외계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말을 배우기도 전에 친부모들에 의해 죽임을 당해 
하늘에도 땅에도 속하지 못한 채 떠도는 아가 영혼들이라고, 
이들은 충분한 애도를 받으면 다시 세상에 돌아올 거라고 
다소 황당한 주장을 한다. 
허나, 난임을 겪고 있는 수많은 여자들이 
이 종교에 빠져 간절히 임신을 기원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까지 하는 차은주도 
이 종교를 믿으며, 이미 임신한 친구 강하리까지 끌어들이는데… 
엘로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외계인은 누구일까?

 



혹여 지구에서 버려진 머리가 크고 몸이 다 자라지 못한 
생명체들은 아닌가? 지구인들은 왜 그들을 외계인이라 부르며 
배제시키고 외계인들은 무슨 이유로 끝도 없이 지구를 배회하는가?
여기 외계인들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들을 위해 
깊은 애도를 하는 종교가 있다.
이 종교는 어떻게 그들의 실체를 파악하고 왜 애도를 하는걸까?
강하리는 이단 같은 이 종교에 심취한 친구 차은주를 만나면서 
점점 종교의 비밀을 알게되고 뜻하지 않게 자신의 비밀과 맞닥뜨리게 된다.
고등학생 시절 해외연수 갔다가 
대학생들을 만나 덜컥 임신을 하게된 
강하리는 낙태의 시기를 놓치고 아이를 낳고 입양보낸다.
강하리는 자신이 자꾸 유산하는 이유가 
혹시 그 아이때문인지 마음이 무겁던 차에 
차은주가 권한 신흥종교 행사에 갔다가 잊고 살았던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

 



작가의 글 - 이미경
많은 부부들이 난임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실수로 임신했다 생각하여

쉽게 지워버리는 것도 현실이다. 심지어 낳은 아이를

방치하거나 일부러 살해하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말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나이에  잠시 머물다 떠난 아가들은

과연 누가 애도해줄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이 작품에 단초가 되었다.

이 작품이 아기를 함부 로 버려져도 되는 생명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아프다는 말도 못한 채 떠난 아기들을 위한

깊은 애도의 장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미경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