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상범 '쑥부쟁이'

clint 2023. 5. 21. 09:53

 

연극 <쑥부쟁이>는 말기 암을 앓고 있는 아내와 그의 남편의 고민을 담은 이야기이다. 

쑥부쟁이는 들꽃으로 남편 태호가 환생하길 희망했던 소박한 꽃이다.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축제를 벌이며 삶을 정리하는 

80대 노부부의 깊이 있는 사유를 서정적으로 풀어낸다. 
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아내 진희는 떠나면서 

남편 태호에 새로운 짝을 맺게 해주려 한다. 
하지만 남편은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통증을 감내하기 힘겨운 아내는 빠른 죽음을 원한다. 그에 동의하는 남편.
남편은 자신의 삶도 그 즈음에서 마감하려 한다.
아내는 이런 사실을 알고 원망과 질책을 하지만 남편의 의견을 존중한다.

부부는 친구들을 하나 둘씩 불러 인생을 찬미하는 축제를 벌인다.
자손들에게도 계획을 알리지 않은 채 이별을 위한 잔치를 벌인다.
이 사실을 접한 남편의 가까운 친구 민재는 극구 반대하고 나서지만, 
결국 그 뜻을 꺾지 못한다. 
손녀 또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깊은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그 이별 의식에 동참한다. 
한편 반려견의 안락사를 고민하고 있는 여섯 살 증손녀에게 죽음이란 무엇일까.


첫눈 내리는 날... 증손녀 소령이는 강아지 별이의 무덤에 눈강아지를 만들어주고
이 사실을 알고 부탁을 받았던 민재는 태호에게 연신 전화를 걸지만...
노부부가 앉아 있던 소파는 텅 비어 있고,  테이블 위에는 편지봉투 하나가 놓여 있다.

 

 

쑥부쟁이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아름답고 완전한 삶은 어디까지일까, 생의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안락사, 존엄사를 너머 새로운 죽음의 방식에 대한 제안이다. 
관객들에게는 깊이 있는 사유의 계기와 토론의 장을 제공한다.

인간에게 의미 있는 생은 어디까지일까. 어디까지가 아름다운 생일까.
지구별은 백이십, 백오십을 꿈꾸는 인간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까.
거기에 새 생명이 끼어들 자리는 있을까. 새 생명을 키워낼 여력은 있을까.
지구별이 위태롭다. 인간에게 인생관의 수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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