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춘근 '은하철도 999'

clint 2016. 8. 15. 16:54

 

 

 

 

 

<은하철도999>메텔로 나선 배우 이명행의 깜짝 분장(여장)으로 호기심을 유발한 작품이다. 전철역에서 은하철도999를 기다리는 우체국 택배상자를 든 철이와 분홍색 여행가방을 끌고 나온 메텔을 주인공으로 실제와 환상을 오가는 연극이다. 만화보다 더 만화 같고 연극보다 더 연극 같은 작품이다. 관객의 머릿속에서 말풍선은 계속 솟아오른다. 욕심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선 모두가 기다린 은하철도999’가 더 이상 운행하지 않을까. 철이의 두 손에 든 박스 안에는 어떤 그리움이 들어있을까. 이 시대의 메텔은 광인이 된 노숙자였을까...

오지 않는 은하철도 999를 기다리며 슬퍼하는 메텔과 철이의 이야기 은하철도999’는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우주공간을 연상시키는 배경과 조명은 그 느낌을 한층 더 강조한다.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격양된 목소리는 코믹하다. 좌절과 괴로움을 웃음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작가 인터뷰

 

은하철도999를 쓴 박춘근입니다. 창작집단독에서 연식이 제일 오래된 사람이죠

 

이번 터미널 작품에 참여하시게 된 작품 소개해 주신다면?

은하철도999는 발랄한 풍자를 하고 싶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거창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현실에서 보면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이상주의자들을 통해 지금의 어떤 모습을 풍자하고 싶었습니다.

 

해당 작품을 쓰실 때 영감을 받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소재나 아이디어, 모티브는??

터미널 자체였지 않을까 싶네요. 어쩐지 터미널은 사이쯤에 놓인 공간 같았어요. 여기와 저기, 실제와 환상. 그러다가 서울역(처음에는 서울역이었습니다)이 우주 정거장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 1가지를 꼽는다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네요. 뭐 하나를 꼽으면 다른 작품이 왜 난 아니야’, 하는 것도 같지만, 그보다는 대표할 만 한 게 있었나, 싶습니다. 그냥 가장 최신작으로 할게요. 손숙 선생님이 출연하신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로 굳이 꼽습니다.

 

좌우명,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공연, 취미생활 등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딱히 좌우명은 없습니다. 말장난으로 보일지라도 억지로 좌우명을 만들자면, 좌우명을 만들지 말자, 정도. 좌우명이 있으면 지금의 내가 너무 초라해 보이는 것 같아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 창작집단독 단원 중 누군가는 저를 치킨분쇄기라고 부르죠. 실은 너무 잘 먹고 살은 자꾸 쪄서 걱정입니다.

- 연극을 만든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을 관객 스스로 찾아내게 하는, 또는 찾아낼 수 있는 공연들을 좋아합니다.

- 민폐가 많은 취미이긴 하지만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는 걸 좋아합니다. 이런 걸 취미라고 해도 될까요? 

 

향후 어떤 작품을 쓰고 싶으신지?? 활동 계획이 있으시다면?

닥치는 대로 썼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좀 닥치고 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쓸데없는 말들을 희곡이 아닌 다른 형태로 너무 많이 내뱉고 다니는 게 아닐까, 그런 처지가 좀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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