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고연옥 '칼디의 열매'

clint 2016. 7. 30. 11:30

2006년 여기서 1회공연 됨

 

칼디의 열매는 커피를 말하며 에티오피아 목동이 발견한 것으로 작품중에 엄마인 영은과 딸 보경의 대화에 나온다.

 

작가의 글 - 고연옥

인간존재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은 만물을 변하게 하고, 살아가게 하고, 또 죽게 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하나의 인생이라는 것을 만들게 한다. 시간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일을 이루어가지만, 우리는 뒤늦게 시간의 의미를 쫓는다. 이 작품은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한 인간의 집착과 인간의 시간까지도 장악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관한 이야기다. 또한 여전히 우리를 둘러싼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파악하려 애쓰는 희미한 존재감에 관한 이야기이다. 현대사회는 인간의 인생이나 운명 그리고 시간마저도 규격화하였다. 때로는 주어진 인생에 대해서 적절한 가치관을 갖도록 주입받는다. 내가 가진 가족애, 모성애,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들도 주어진 틀 속에서 한 치의 의심 없이 받아들이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인간의 시간일까. 현대의 규격화된 시간 속에서 등장하는 미래는 과연 희망이 있을까. 어쩌면 인생이란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간 속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의심하며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절대적인 것에 대한 섣부른 반항이든, 기계적인 시간 속에 사라져간 존재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몸부림이든, 어긋난 현재의 시간 속에서 파생되는 미래에는 아무 것도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작품 <칼디의 열매>2001 년의 초고를 2006년 수정한 것입니다. 첫 아이를 낳은 지 몇 달 후 아이가 갑자기 커버리는 꿈을 꾸었고, 어느 따스했던 봄날,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주공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시장에 가면서 즉석에서 만들어 남편에게 해준 이야기가 바탕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돌아갈 수 없다는 것만으로 그리운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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