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원종 '회전목마와 세탁기'

clint 2016. 8. 3. 18:40

 

 

 

손톱발톱 아티스트(네일아트)가 돼보고 싶은 소녀는 강한 여성으로 자라길 바라는 아버지의 서글픈 자존심 앞에서 질식한다. 수천 개의 풍차가 시원하게 도는 암스테르담으로 여행 가길 바라는 소녀는 자신의 유골함을 아버지에게 선물하고 떠난다. 아버지는 소녀의 e-mail 메신저에서 딸애의 자살을 부추긴 한 여고생과 교신하게 되고, 그녀와 원조교제를 시작한다. 아버지는 여고생을 통해 자신이 알던 딸과는 전혀 다른 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10년 동안 한 번도 울어 본 적이 없어, 우는 방법을 잊은 그가 울기 위해 노력한다. 여고생은 상실감에 빠진 그에게 가학적인 방법으로 위안이 되어주려 노력한다. 일본의 사무라이들이 할복자살할 때의 동작들과 표정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야쿠자들이 새끼손가락을 자를 때의 제스처도 가르쳐 주는데 ....

 

 

최원종

 

 

 

원조교제 아저씨와 여고생이 만나 세탁기를 사러간다. ? 무엇을 세탁하기 위해? 그들은 자신들의 삐뚤어진 광기를, 외로움을, 자책감을, 원망을 그리고 사랑을 세탁하러 간다. 자신의 유골함을 선물로 남긴 아저씨의 딸, 여고생을 좋아하면 둘 중에 한 명은 죽어야 멈추는 광폭한 사랑에 빠진 여고생의 옛 열혈 애인. 광기와 외로움과 자책감과 원망과 사랑을 피죤으로 헹구고 탈수시켜 옥상 위 빨래 줄에 널어 건조시키기를... 세탁기 안에서 꿈꾼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이향 '떠도는 땅'  (1) 2016.08.05
최원종 '청춘은 아름다워'  (1) 2016.08.04
최원종 '청춘, 간다'  (1) 2016.08.03
고연옥 '칼디의 열매'  (1) 2016.07.30
김수미 '잔치'  (1) 201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