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종작가의 <청춘은 아름다워!>는 33살이 되어서도 여전히 엇나가 있는 사랑과 젊음, 직업, 그리고 16년 된 고교 동창생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헤어진 아내와 우연히 만나 호텔에 들어갔다가 아내의 현 남편에게 고소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청춘은 아름다워>는 전작인 <청춘, 간다>의 확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 33살 난 8명의 고등학교 동창생들의 현재 처지는 한마디로 지리멸렬. 근호는 이혼하고 재혼한 전 아내와 우연히 만나 정사를 가진 이유로 고소를 당하고(고교 동창생이었던 그녀 역시 고소당했다), 고교 동창생이면서 교사 부부인 형석과 기영은 각기 자신의 제자와 성관계를 맺고 협박당하거나 고민을 한다. 또 증권회사에 다니는 성룡은 러시아로 유학을 떠난 여자 친구와 화상채팅으로 고독을 달래고 있으며, 진형은 코스튬 플레이어를 하는 21살의 미혼모와 사귀고 있다. 희준은 막 아이의 아빠가 되려고 하고 있지만 왠지 아버지가 되는 게 자신이 없고, 영진은 줄창 짝사랑만 한다. <청춘은 아름다워>는 다섯 명의 남자가 사우나에서 벌거벗은 채 수다를 떠는 것으로 시작해서, 진형이 개업한 코스프레 숍에서 <은하철도999>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코스프레 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끝난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어색하고, 여전히 고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들이다.
극의 서두인 사우나장에서 “아빠가 된 걸 축하한다.”는 친구들의 덕담에 희준은 “나 아직 어린애거든, 어린애가 무슨 애를 키워?”라고 질색하며 반문한 끝에 “무서워, 무서워 죽겠어”라며 흐느낀다. 한 밤에 모교를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행각이나 각기 자신의 제자와 성 관계를 맺는 형석과 기영의 비도덕적 일탈은 물론이고 영진의 습관적 자위행위 등은 모두 성숙하기를 도외시하거나 나이 먹기에 저항하고 학생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무의식적 돌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 마냥 어린아이로 살고 싶은 <청춘은 아름다워>의 주인공들은 <청춘, 간다>의 대환과 수아가 이미 선보인 ‘아이-어른’들이다.
대환은 <청춘, 간다>에서 “난, 결혼 같은 거 절대 하지 않을 거야. 결혼 같은 거 하면 불행해질 거야”라고 ‘아이-어른’ 의 특성을 내비친바 있고,
수아 역시 “아, 고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거든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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