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해성 '믿음의 기원'

clint 2026. 7. 29. 08:31

 

 

17년전 여아 실종사건을 맡은 형사가 아이의 부모를 찾아온다. 그동안 실종된 딸 
수진을 찾아 다니던 경호는 아내에게 딸을 찾았다고 말하지만 아내 규연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경호와 규연은 딸이 실종된 날에 대해 다른 기억을 갖고 있다. 
규연은 어린 딸이 아빠를 찾는데도 외도에 빠져 딸을 돌보지 못했다며 경호를 

비난하지만, 경호는 사건취재 때문에 집에 못 들어갔다고 아내를 ‘환자’로 몰아붙인다. 
한편, 24살 수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딸을 찾았다고 기뻐하는 경호에게는 
애매모호한 태도로 대하면서도, 형사에게는 어린 시절 기억이 없다고 일관한다. 
기록에 근거해 사건을 추적해 나가던 형사는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모순의 벽에 직면한다.

 

 


연극 <믿음의 기원1>은 극단 상상만발극장의 박해성 작·연출 작품으로, 2011년 초연 이후 
'믿음'이라는 화두를 집요하게 탐구해온 연작의 첫 번째 편이다. 실종된 딸을 17년 만에 
다시 만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가진 믿음의 실체와 허구, 그로 인한 관계의 
균열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이 연극에는 딸의 실종으로 해체된 가족이 등장한다. 
‘믿음의 기원’이라는 연작 중 첫 번째 소재로 가족을 내세운 작품이다.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해 다뤄보겠다는 것이 작, 연출의 의도이다. 가족은 개인이 처음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창구라는 점에서 그 의도는 이해된다. 

 

 


“가족이 가족이란 건 어떻게 알아요?”라는 수진의 질문은 우리를 효과적으로 혼란에 
빠뜨려 놓는다. 하지만 거기까지일 뿐, 제목이 주는 질문을 소화하기에 가족이라는 

소재는 우리에게 연극을 풀어낼 단서를 전해주지는 않는다.
‘믿음의 기원1’은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내가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또 다른 사실 사이의 
차이를 드러낸다. 사람이 자신이 가진 믿음으로 사건을 얼마나 다르게 해석하는지 그린다.
가족이라는 가장 친밀한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믿음'이 어떻게 서로를 구속하고 
왜곡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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