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후 괴로워하고 있던 영조에게
내면의 분신들이 찾아온다.
무엇이 세자를 죽음에 이르도록 하였는가에 대해 서로 다투던 분신들은
자신들의 삶을 되짚어가며 그 원인을 찾으려한다.
경종독살설을 통한 왕위찬탈, 노론과 소론을 둘러싼 끝없는 분쟁,
이인좌의 난, 탕평책의 실시 등 온갖 사건들에 휘말리며 왕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늘 고민하던 영조와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해 실성한 듯 기행을 일삼던 세자는
결국 대치하게 되고 마침내 세자가 동궁전에 무기고를 설치했다는 내용을
전해 들은 영조는 세자가 자신의 왕권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조선왕조 후기의 “사도세자 비극“을 작가적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새롭게 해석하고자 노력한 정통역사극으로 극적 구성력과 유연한 대사 및
적절한 인물설정 등 희곡작품이 탄탄하고 연출자의 치밀한 계산,
단순하면서도 적절히 활용되고 있는 무대미술 등이 함께 어울려서
한 편의 좋은 역사극을 만들어 냈다. 김민기 작 극단 '마산' 공연으로
2008년 26회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작품이다.

역사(歷史)는 오늘 우리들의 자화상(自畵像)이자 미래 삶의 푯대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기에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최선의 진리와 정의를 쫒아 발부둥치는 것이오,
역사의 뒤안길에 머물지 않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진실이라는 가면을 쓰고
권력의 노른 자리를 찾아 갈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 잠긴다.
여기 한발도 물러설 수 없는 그러기에 자신의 진실 위해 아들을 죽여야 했던
그리고 처절하게 죽어야 했던 비정한 역사의 한 순간을 회상의 방식으로 들여 본다.

그것은 당리당론의 정쟁(政爭)에서 권력을 위해 싸우는 이전투구의 정치적인
관점에서 죽이고 죽어야하는 삶의 모습이 아니라 진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죽여야하는
그렇게 죽어야하는 한인간의 내면세계와 외면세계의 갈등을 강하게 충돌시켜
그 의미의 표출이다. 그러기에 사극에서 보편화 되어 있는 서술적방식의 표현이 아니라
한인간의 고뇌와 갈등을 이성적 비판성과 감성적 긍정성이라는 동전의 양면성 같은
분신을 등장시켜 다양한 성격화로 표현하려 했다.
이에 무대 또한 현실을 각인시키는 사실적 공간을 거부하면서 철저하게 인간의 갈등과
고뇌의 이미를 피폐해진 카오스의 궁궐로 상징화 시켜 인물의 성격을 강조하려 했다.
그러기에 역사의 한순간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작가의 인터뷰
"언제나 궁금한 건 '왜?'라는 물음이죠." 그는 '왜 하필 영조는 자신의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였나?' '과연 사도세자는 역모를 꾀했나?' 등 이러한 물음이 동기가 되어 작품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아울러 작품을 쓸 무렵인 1999년에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도 읽었다고 한다. "결국엔 '영조'라는 인물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관련 서적과 발췌한 자료들을 읽고 글로 옮기면서 작품으로 만들었죠. 작품상 '영조의 욕심'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는 한 인간이 어떤 이유로 권력에 집착하는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를 그리게 됐다고 한다. <파란>은 인간의 욕심과 내면의 갈등을 그린 비극이라는 것이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수미 '선지' (1) | 2026.07.15 |
|---|---|
| 뮤지컬 추민주 '빨래' (1) | 2026.07.14 |
| 가무극 홍랑, 그 애달픈 사랑 (1) | 2026.07.14 |
| 김수미 '바람의 딸' (1) | 2026.07.13 |
| 가무극 '김용배입니다' (1) | 2026.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