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에 단 세 번의 만남으로 영원한 사랑을 나누었던 두 사람, 홍랑과 최경창.
두 사람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그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탄하고 있다.
《첫 번째 만남》
조선 성종, 함경도 경성의 이름난 기녀 홍랑은 문장과 학문에 뛰어난 북해 평사 최경창을
만나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관기와 사대부의 신분으로 만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던 두 사람은 고죽(孤竹) 최경창이 서울로 이임하면서 첫 번째 이별을 맞는다.

《두 번째 만남》
헤어진 연인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홍랑은 남장을 하고 최경창이 있는 군막을 찾아간다.
군막에서 겨울을 함께 지낸 두 연인은 이듬해 봄, 최경창이 서울로 부임하게 되면서
두 번째 이별을 맞는다. 쌍성에서 최경창과 작별하고 발길을 돌리던 홍랑은 날이 저무는
함관령에 이르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연인을 보내는 마음을 노래한다.
‘묏버들 갈혀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대....’
홍랑의 연가(戀歌)
묏버들 갈혀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대
자시는 창 밖에 심거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세 번째 만남》
선조 8년, 고죽 최경창이 병들어 누워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홍랑은 7일 밤낮을 달려
서울에 올라온다. 그러나 당시 양계의 금(함경도, 평안도 사람들의 도성 출입을 금지하는
제도)이 시행되고 인순왕후의 국상 중이었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최경창은 벼슬자리에서
물러난다. 서로 인사조차 건네지 못한 두 사람은 또 다른 이별을 맞이하게 되고, 최경창은
눈물로 홍랑을 떠나 보내며 ‘송별’의 시를 지어 준다. ‘말없이 바라보며 유란을 주노라....’

최경창의 송가(頌歌)
말없이 마주보며 유란을 주노라
오늘 하늘 끝으로 떠나고 나면 언제 돌아오랴
함관령의 옛노래를 부르지 말라
지금까지도 비구름에 청산이 어둡나니
《그리고 그 이후...》
사랑하는 님을 떠나보낸 홍랑은 그 슬픔을 간직한 채 연인 최경창의 무덤을 지키다 그 곁에서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그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끝을 맺는다.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홍랑, 그 애달픈 사랑(洪娘愛詞)'은 조선 시대 함경도
경성의 기생 '홍랑'과 당대 최고의 문장가 '고죽 최경창(1539~83)'의 신분을 뛰어넘은
애틋하고 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전통 가무극이다.
서울예술단 특유의 색깔을 담아 한국무용과 음악, 연극을 결합한 종합 예술로 승화시켰다.
주인공들의 내면과 슬픔을 담아낸 김대성 작곡가의 음악 등이 극의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김용범(대본), 김대성(음악), 김효경 (연출)로 서울예술단 공연. 2003년 4월. 예술의전당.

작품 소재인 홍랑의 시조는 고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묏버들 갈혀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대…’로 시작하는 조선 성종때 관기 홍랑의 시조는
최경창과 홍랑의 두번째 이별 후 부른 것이다.
우리 문학의 무대화를 위해 서울예술단 무용수들은 춤추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현대국악가요반주에 맞춰 고대시조를 노래로 직접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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