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는 예술가들의 자유분방함이 가득한 파리의 한 아틀리에에서 시작된다. 마르셀은
재능이 있지만 변덕스럽고, 결혼 후에도 끊임없이 다른 여성들에게 한눈을 파는 바람기
많은 화가이다. 그의 아내 프랑수아즈는 남편의 이러한 외도와 방종을 모두 알면서도
그를 깊이 사랑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묵인하며 고통을 삼키고 있다. 처음부터 마르셀은
새로운 연애의 설렘에 들떠 있으며, 아내에게 자신의 자유를 방해하지 말아 달라는 식의
이기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때 부부의 오랜 친구인 게랭이 아틀리에를 찾아온다. 게랭은
오래전부터 프랑수아즈를 짝사랑해온 인물이다. 그는 마르셀이 아내를 방치하고 다른
여자들을 만나며 상처 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괴로워해 왔다. 마르셀이 없는 사이,
게랭은 프랑수아즈에게 다가가 그녀를 위로하며 "나와 함께 떠나자"고 열렬히 고백한다.
그는 마르셀 같은 이기적인 남자한테 젊음과 행복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며 유혹한다. 프랑수아즈 역시 인간적인 외로움과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잠시 흔들린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게랭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프랑수아즈에게는
마르셀의 결점마저도 사랑의 대상이며, 그를 떠나서는 살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단순히 게랭을 거절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남편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한 심리적
카드로 활용한다. 프랑수아즈는 돌아온 마르셀에게 게랭이 자신을 유혹했다는 사실을
은근히 흘린다. 언제나 아내가 자기 곁에 당연히 있을 것처럼 생각했던 마르셀은, 다른
매력적인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빼앗아가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큰 충격을 받는다.
언제든 잃어버릴 수 있는 '매력적인 이성'으로서 아내를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다.
마르셀은 강렬한 질투심과 함께 아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낀다. 그는 밖으로
향하던 발길을 멈추고, 프랑수아즈의 손을 잡으며 다시금 그녀에게 귀환할 것을 약속한다.
프랑수아즈는 이번에도 남편의 방황을 막고 가정을 지켜내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극의 결말은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다. 마르셀의 바람기는 완전히 고쳐진 것이 아니라
잠시 유예된 것에 불과하며, 프랑수아즈가 거둔 승리는 남편의 질투심을 자극한
'위태로운 책략'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즈의 행운> 프랑스의 극작가 조르주 드 포르토 리슈가 쓴 1막짜리 희곡이자
그의 대표적인 심리극이다. 아내가 가정을 지켜낸 이 아슬아슬한 상태를 작가는
'프랑수아즈의 행운'이라는 제목으로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888년 앙드레 앙투안이 이끄는 사실주의 연극의 중심지인 자유극장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지며 대중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작가는 남녀 간의 육체적· 정신적
사랑과 결혼 생활 속의 부조화를 주로 다루었으며, 이는 훗날 '사랑의 연극'이라는
독창적인 심리극 학파의 시초가 되었다. 변덕스럽고 바람기 있는 남편과 그를 깊이
사랑하면서도 고뇌하는 아내 사이의 심리적 줄다리기를 묘사한다. '행운'이라는 제목은
남편의 방황 속에서도 아내가 가정을 지켜내는 위태로운 균형을 반어적으로 나타낸다.

이 극의 재미는 세 남녀의 '권력 이동'에 있다.
마르셀이 주도권을 쥐고 흔들던 부부 관계는, 게랭의 유혹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프랑수아즈에게 주도권이 넘어간다. 작가는 이 좁은 인물 관계 안에서
인간의 독점욕과 질투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날카롭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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