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 73

신야 에이꼬 '저고리를 입은 피폭자'

신야 에이꼬 (新屋英子)는 일본의 TV탤런트로 널리 알려진 얼굴이다. 그녀의 첫 방한은 1973년 이래 16년 동안 공연되어온, 한 재일한국인 할머니로 삶의 애환을 그린 작품, 「신세타령」에 이어 81년에 첫 공연된 「신세타령 II」, 이른바 「저고리를 입은 피폭자」를 공연키 위해서다. 일제식민지 지배하에서 징용당한 남편을 쫓아 일본으로 건너간 한 여성의 고난에 찬 반평생을 담담하고도 생생히 말해주는 이 일인극은 제일 한국인들은 물론 재일한국인 차별문제에 관심을 가진 일본사람들 사이에 커다란 감명이 공감대를 넓혀왔다. 신야 에이꼬(新屋英子)씨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 초청이 오는 곳이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 어디든 찾아가서 연기한다. 무대는 교실이나 집회소, 때론 체육관, 옥외공연도 마다하지 않..

외국희곡 2024.01.19

르로이 존스 '덧치맨 (Dutchman)'

미국 희곡중 흑백문제를 가장 강렬한 터치로 표현한 작품으로 이 덧치맨을 꼽는다. 5,60년대의 흑백문제는 지금 돌아보면 심각한 상황이었고 흑인 작가인 르로이 존스는 그런 갈등을 짧은 중막 정도의 시간에 표현하였다. 국내에서는 1977년 창고극장에서 한태숙연출로 공연되었는데 루라 역에 가수 한영애가 출연하였고 한상철씨가 번역했으니 한씨 전성시대였던것 같다. 바라카의 가장 잘 알려진 극 '덧치맨'은 뉴욕지하철에서 클레이라는 흑인 남성과 룰라라는 백인 여성의 대면을 다루고 있다. 룰라는 흑인 남성에 대한 백인 여성들의 편견, 그리고 흑인 전체에 대한 백인의 피상적인 지식을 대변한다. 그녀는 모든 흑인남성들이 백인여자에게 호감을 갖고 있으며 그들이 모두 "중산층의 가짜백인”이 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외국희곡 2024.01.18

극단 오늘 공동 작 '부리박사의 쓰레기 대소동'

부리박사는 자신의 발명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난 연구실 안의 쓰레기들로 골치를 앓는다. 고민에 빠진 부리박사는 연구실 안에서 졸다가 드디어 꿈에 나타난 쓰레기들에게 위협을 당하는 악몽을 꾼다. 자신들을 푸대접하는 부리박사를 골탕 먹이려는 쓰레기들- 악몽에서 깨어난 부리박사는 더 이상 자신의 연구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쓰레기들을 참을 수 없어 궁리하다가 부리박사의 조수 돼지와 함께 숲속 땅 깊이 파묻기로 하는데… 숲속 동물들이 토끼 집으로 당근 서리를 하다가 순이의 재채기로 들통나 끼순이를 원망하며 도망가는 동물들, 동물들이 퇴장하자 부리박사와 돼지는 안도의 숨을 쉬며 열심히 쓰레기들을 파묻는다. 재미있게 숨바꼭질 놀이를 하며 노는 숲속 동물들. 그런데 땅 속으로 숨으려던 두더지가 울상이 되어 절뚝거리며..

한국희곡 2024.01.18

이창우 원작 김상열 각색 '옛날 옛날 한 옛날'

이 작품은 1970년대를 처절하게 살았던 한 젊은이의 고해성사 같은 에세이를 각색한 것이다. 1970년대는 경제의 고도성장에 따르는 사회경제적인 격동기로 기록할 수 있으며 누구나 한번은 풍요와 소비풍조의 신기루에 휘말렸던 시기였기에 이 젊은이의 피맺힌 기록은 우리에게 분노와 반성의 계기를 주고 있다. 엄밀히 말해 소설이나 수필의 범주에 낄 수 없는 특이한 자서전에세이의 형식을 빌리고 있는데 문학적 표현이라기보다 즉흥적 절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솔직 대담성이 높이 평가되었던 것이다. 당시 젊은 나이에 청운의 꿈을 품고 제세 산업이란 기업을 천신만고 끝에 창업하여 젊은 웅지를 막 펴려고 할 때 투옥되어 재판을 받다가 집행유예선고를 받고 석방되기까지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좌충우돌하는 그의 달..

한국희곡 2024.01.18

김성철 '군상'

때는 1970년대 후반. 서울 변두리 어느 달동네 무허가 집을 중심으로 극은 이뤄진다. 이 집에는 민들레라는 처녀가 양아버지를 대신해 자취방을 3개 월세를 주고 있다. 건축 노가다를 하는 덕구아저씨와 술집 작부로 일하는 애랑과 아영이 같이 한 방을 쓰고, 나머지 방 하나에는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청년이 들어온다. 민들레는 허물없이 이들과 어울리고 어려운 사정도 봐주고 걱정도 하며 착한 마음의 처녀로, 양아버지가 병환으로 시골로 요양 차 내려가자 이 일을 떠맡은 것. 홀아비인 덕구는 애랑과 아영이 일하는 술집 마담인 파주댁과 눈이 맞은 사이다. 그래서 파주댁이 이 집에 자주 온다. 그리고 아영은 새로 온 청년 형근에게 호감이 가는데…. 형근은 운동권 학생으로 정부의 강압정책에 반대해 데모를 하고 피신 차 ..

한국희곡 2024.01.17

신선희 '청산별곡'

동양의 중세는 정복의 역사가 가장 극렬한 시기였다. 그 중 13세기 고려는 일곱 번의 몽고 난을 겪고 전답과 사찰을 귀족들에게 빼앗겼다. 국권을 회복하려는 최우 무신정권은 임금을 강화도에 피신시키고 대몽 항쟁에 나섰다. 그들은 백성들을 깊은 산 속으로 이동시켜 산성을 쌓게 했다. 끌려간 사람들이 낮에는 성을 쌓고 밤에는 씨를 뿌리던 곳이 바로 청산이다.그러나 점차 몽고 군이 내륙지방을 거의 다 차지하게 되자, 백성들은 해안 지역으로 옮겨졌다. 해전에 약한 몽고 군에 대항할 수군으로 동원된 것이다. 그 곳에서 그들은 청자를 만들었다. 해안가 곳곳의 마을에는 수백 개의 가마가 형성되었고, 이는 쫓기고 쫓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다. 이 때 청자는 교역 물로써 많은 나라로 흘러 들어갔다. 이 작품은 팔 만..

한국희곡 2024.01.17

김유정원작 홍정미 각색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며는'

는 산골에서 주막을 운영하는 홀어머니와 노총각 덕돌이집에 나그네(젊은 여자)가 찾아와서 하룻밤을 청한다. 행색이 옹색하고 더구나 여자인지라 불쌍하게 여긴 母子는 나그네를 며칠 묵게 하고 나중엔 노총각 덕돌과 혼인한다. 하지만 나그네에겐 병들고 지친 남편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나그네는 마을입구에 있던 물방앗간에 숨어있던 서방과 혼수물 약간을 들고 야반도주하는 이야기이다. 병에 찌든 남편을 위해 거짓 혼인을 하고 옷가지와 약간의 양식을 훔쳐 도주하는 더구나 먹고 살기 위해서 자신의 정조마저도 팔며 다니는 여자의 이야기는 당시 농촌의 궁핍함과 참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비극적인 이야기를 자신만의 고유한 정감 어린 언어와 묘사로 아름답게 승화시키고 있다. 에서 춘호는 노름 밑천 2원을 마..

한국희곡 2024.01.17

레싱 '필로타스'

필로타스는 레싱이 1756-59년 사이에 영웅적 소재로써 구상했던 여러 작품 계획 가운데 유일하게 완성된 단막극으로서 7년전쟁의 분위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레싱과 가까운 친구인 프러시아군 장교 에발트 폰 클라이스트 그리고 글라임은 詩를 통해 애국사상과 조국에 대한 영웅적 희생정신을 찬양. 고무했을 뿐만 아니라 클라이스트는 7년 전쟁 중에 전사하였다. 그러나 원래 작센 출신인 레싱이 프러시아에 팽배했던 군국주의적 분위기와 애국사상에 휩싸이지 않고 인도주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가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열광적인 애국사상을 찬양하는 듯하는 겉보기와는 달리 실제로는 영웅적 행위의 도덕적 문제성을 폭로하는 반영웅적 희곡이 때문이다. 아들이 아니라 왕자로서 아버지가 아니라 군주에게 협상의 유리한 ..

외국희곡 2024.01.16

강지형 '독백이라 생각하기 쉽다'

2024 한국 극작가협회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심사평 - 심사위원 이미경, 위기훈, 차근호 2024년 (사)한국극작가협회 신춘문예에는 총 82편이 응모했습니다. 작년보다 30편이 늘었는데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영상 매체의 시대라 불리는 동시대에도 희곡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한국극작가협회 신춘문예에 응모해 주신 많은 극작가 지망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올해 신춘문예 응모작들은 베트남 보트 피플, 재난, 인간에 대한 본질적 질문과 사회의 부조리, 결혼과 가족의 의미, 타인과의 관계, 삶과 죽음, AI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사실적인 작품에서부터 우화적인 작품, 관념적이며 실험적인 작품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

한국희곡 2024.01.16

김상열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

원박골에서 3대째 만석꾼 지주로 살아온 박진사의 집안에 삼대독자 박준호가 경성 유학중 집안의 부름을 받고 돌아오는 중 박달재를 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로 그 순간 병든 어머니를 위하여 쌀 2섬에 팔려 종살이를 가야하는 금봉과 가난했기에 딸을 남의 집으로 보내야만 하는 어머니, 이 모녀의 애절한 이별의 아픔을 준호는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준호는 부모님과 정겨운 해를 하고 그날 밤 운명의 신에 인도된 듯 그의 집에 종으로 들어온 금봉의 착한 모습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곧 금봉이 박달재에서 아픈 사랑의 이별을 했던 그 소녀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첫 눈에 청아하고 순박한 모습에 매료되어 버린다. 두 사람은 어느덧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밀회를 나누는 관계로 발전하고 드디어는 깊은 사..

한국희곡 202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