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무겁지 않아. 난 내 발목을 잘라낼 거야. 발목을 잘라내고 먼지처럼 사라질 거야. 저길 봐. 영원히 부유하는 저 먼지들. 먼지들은 이유가 있는 춤을 추지 않아.” 모든 관습과 틀, 경계로부터의 해방을 꿈꿨던 모던 발레의 창시자 바슬라프 니진스키. 그는 동성애자인 예술감독 디아길레프, 무용수인 아내 로몰라를 만나며 운명적인 삶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운명적 인연들이 만들어낸 삶의 갈등, 그리고 뛰어난 기량 속 숨겨졌던 내적 트라우마. 예술가로서의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강박감 등은 그를 정신병 속에 가두고야 만다. 갑작스런 은퇴 이후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있는 이른바 ‘깨어있는 코마 상태’로 지낸 니진스키. 그는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어딘가에 갇혀 기나긴 미로를 홀로 걷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