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2 3

손턴 와일더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작품의 문체와 주제를 대담하게 그려내는 혁신적인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손턴 와일더는 20세기 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소설과 드라마 부문에서 세 개의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일한 작가이기도 한 그는, 1928년 두 번째 소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The Bridge of Luis Rey)](1927)로 첫 번째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이어 1938년에 희곡 [우리 읍내(Our Town)]로, 1943년에는 희곡 [위기일발(The Skin of Our Teeth)]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세기의 작가로 떠올랐다. 첫 번째 퓰리처상 수상작인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미국 문학에서 비견할 만한 작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도덕적 우화이다. 무명작가였던 와일더가 격동의 1..

좋아하는 소설 2023.12.02

T. S. 엘리엇 시극 '황무지'

현대시의 고전 ‘황무지’는 고대 성배(聖杯)의 전설을 제재로 한 자유시다. 엘리엇의 시집 《황무지》(1922)에 실렸다. 성배의 전설은 이렇다. 어부 왕(‘사람 낚는’ 어부인 예수를 상징)이 저주를 받아 성(性) 불구자가 된다. 그가 다스리는 나라에 기근이 들고 강은 메말라갔다. 저주를 풀기 위해선 마음이 순결한 기사(騎士)가 황무지 한복판에 있는 성당으로 가서 위험을 무릅쓰고 성배(최후의 만찬 때 쓰였고, 후에 예수가 십자가에서 창에 찔렸을 때 흘린 피를 받았다는)를 찾아야 한다. 만일 성배를 찾게 되면, 어부 왕은 건강을 되찾고 황무지는 다시 풍요로워진다는 전설이다. 엘리엇은 민간의 신화적·종교적 맥락을 창작에 활용해 근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허기와 갈망, 외로움, 무분별한 성(性)적 남용을 고대 황..

외국희곡 2023.12.02

전진호 '밤에만 날으는 새'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참가작품 길명일 연출 극단 작업 제30회 공연작 전쟁으로인한 분당의 상처를 입고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한 난민들의 삶을 나타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대가 한결같이 무겁고 어둡고 침침하다. 그리고 아래 쓰여있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보면 알수 있듯이 주인공 몇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름 마져 잃어버리고 병명만으로 불려지며 뿌리뽑힌채 부평초 처럼 살아가는 군상들의 총집합임을 보여준다. 마치 한국판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보는 것같다. 이들은 생존을 위한 전쟁의 후유증을 처절히 겪고있다. 전쟁의 피해자들로서 삶의 터전과 희망을 잃은 떠돌이의 모습에서 잠재되어 있는 작가의 현실대응 감각의 일면을 볼 수 있다. 휴전이 되었어도 고향에 갈수 없는사람들, 부평초처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좌절,..

한국희곡 20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