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844

조원석 '컴퓨터 결혼'

결혼이란 인륜대사는 사람들의 의식과 사회상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거울이다. 결혼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결혼을 상품구매의 행위처럼 판단하는 세태를 풍자한 연극 이 『컴퓨터결혼』(조원석 작.)이다. 제목이 시사하 듯 문명의 이기가 인간의 「관계 맺기」에 깊숙이 개입한 상황을 연극의 줄거리로 설정했다. 「컴퓨터결혼상담소」에서 벌어지는 과장된 사건들이 사실적이기보다는 다분히 연극적이어서 관객으로 하여금 일단 논리적 판단을 접어두게 한다. 전직 구두방 주인인 소장은 고객의 구미에 맞는 구두를 권하듯이 희망하는 배우자의 자료를 컴퓨터에 담아 서로 맞는 짝을 프로그램이 찾아주게 한다. 구두를 신어 보듯이 남녀는 「상상결혼」을 연습하고 마지막으로 마음을 읽는 기계의 단추를 눌러 배우자를 확정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희곡 2015.10.27

버나드 쇼 '바르게살기엔 너무 진실해'

『바르게살기엔 너무 진실해』를 통해 쇼는 제1차 세계대전이 안일한 삶의 태도를 지니고 현상유지에 급급했던 영국인들을 절망의 나락에 빠뜨렸지만, 대다수는 그런 절망으로부터 도피해 현실의 병폐를 환상으로 은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이 준 충격과 공포가 너무 컸기에, 전후 젊은이들은 포화가 없는 곳에서는 삶의 쾌락을 즐겨야 한다는 의식이 만연한 상황이었다. 이 극에서 쇼는 환자, 오브리, 스위티 등 젊은 남녀를 통해 이런 상황을 극화하고 있다. 이 극에서 여러 양상으로 극화되는 질병은 전후세대의 불안과 무익한 삶을 상징하는 메타포이며, 궁극적으로 현실과 대면하지 못하고 환상에 빠진 결과이다. 쇼는 먼저 1막의 환자를 통해 전후 영국사회의 병폐를 육체적 질병으로 보여주고 있다. 1막은 모든 창과 문이 외부의..

외국희곡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