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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타고르 '왕과 왕비'

1889년 타고르가 28세에 발표한 희곡 《왕과 왕비》는 전형적인 셰익스피어 양식에 매우 가깝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 희곡에서 타고르는 낭만적이고 나약한 성격의 왕과 사리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강한 성격의 왕비를 대립시키면서 주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매개체로 확연히 다른 여러 각도의 인간성올 그들의 대화에서 부각시키고 있다. 아름다운 꿈만을 꾸고자 하는 낭만적인 왕을 왕비는 몹시 개탄하며 나라를 위기에 빠지게 하는 외환을 뿌리 뽑고자 앞장선다. 남편인 왕과 그의 왕국을 위해서 앞장선 것이다. 허나 왕은 왕비의 깊은 뜻을 모르고 오히려 떠나간 왕비에 대한 분노는 그의 원망과 복수심으로 가득 차게 되고 끝내 왕비가 나선 길을 뒤쫓아 복수하려 나선다. 그의 복수심은 불타올라 끝내는 골육상쟁의 아수라..

외국희곡 2015.10.27

김상열 '호모TV쿠스'

작품에서 TV가 현실을 대신하는 시대, 인간은 '호모 TV쿠스라 불린다. 『호모TV쿠스』는 두개의 스토리로 전개된다. TV라는 매체를 둘러싸고 있는 두 요소, 시청자와 스타의 이야기가 각기 독립적으로 흐른다. 이 연극에서 시청자는 공연 내내 침묵으로 일관한다. 「시청자는 왕이다」는 논리는 빛 좋은 개살구며 실제 그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아래서 철저히 구매자 또는 소비자의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TV 안에 살고 있는 스타들은 각기 다른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TV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상품경제의 논리 속에 언제인가 용도 폐기 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인간의 이름이 붙여져 있지 않다. 소모품. 재활용품. 폐기물 등으로 불리는 이들은 지금 「대기」 또는 「용도폐기」될 운명에 ..

한국희곡 2015.10.27

이반 '동창생'

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단막극이다. 월남 청년 박성일은 야간열차 안에서 소란을 부리다 헌병에게 붙잡힌다. “답답한 기차 칸의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노래를 불렀다는 성일의 항변, “바람 찬 흥남부두”(‘굳세어라 금순아’)를 노래하자 불순분자라고 끌려가는 것, 군에 입대했으나 도로 나왔다는 말에 돈이나 빽을 썼을 것이라는 추측, 불순분자를 쉽게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사태 등은 극의 배경인 1950년대 혹은 극을 창작한 당대를 풍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극의 중심은 이러한 정치 사회적 알레고리에 있지 않다. 박성일이 이런 해프닝에서 구출되는 것은 헌병 하사 안정호 덕분이다. 안정호는 성일의 나이가 22세에 본적이 함경남도 흥원군이고 흥원 제2인민학교를 졸업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흥원 제1인민학교..

한국희곡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