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재도 '녹색인형의 독백'

clint 2022. 1. 8. 18:16

 

 

 

최재도의 녹색인형의 독백은 모노드라마이다.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어떤 병사의 몸에 매달려 있는 수류탄이다.

여인으로 분한 수류탄이 병사의 상()을 향해 독백을 하고

끝내는 적의 참호에 돌진하여 폭사(?)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기발하다.

그 어느 누구의 흉내가 아닌 독창성을 인정할 수 있다.

전쟁을 혐오하나 그러나 자기의 임무는 살상이라는 모순 속에 존재하는

수류탄을 통해 전쟁의 비정함을 공격하고 있다.

독백치고는 대사도 자연스럽고 세련되었다.

그러나 과연 이 모노드라마를 희곡으로 볼 수 있을까?

극적 행위를 동반하지 않는 대사만의 나열, 긴장감이나 갈등을 동반하지 않는

넋두리는 차라리 희곡이라기보다 꽁트, 또는 라디오 드라마나 에세이로

평가절하되기도 한다.

신인으로 출발하는 사람에겐 모노드라마란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라 기성작가가

권하고 싶지 않은 형식이지만,

이 작품은 한 번쯤 무대에서 잘 형상화할 때 멋진 공연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최재도 작가는 1978KBS라디오 극본 현상공모에 천사의 저주, 1985년에는 희곡 녹색인형의 독백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라디오 드라마 극본과 TV 다큐멘터리 작품을 써왔으며, 1992년 국제라디오드라마 콘테스트 출품작 백마흔 네 번째 날의 아침은 슬로바키아와 이탈리아의 방송사가 수입해 라디오 드라마로 내보내기도 했다.

2006년 전국연극제에서는 작품 붉은 훈장으로 희곡상을 받았으며, 강원도립극단의 ‘DMZ동화의 희곡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