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수의 부조리한 모노드라마다.
한 사나이가 방에 있다.
시계, 텔레비전, 흔들의자, 전화기, 테니스라켓... 그리고 거울.
그는 텔레비전을 켜고 반복되는 숫자를 되뇐다.
어떤 리듬을 맞추려는 듯... 잘 안된다.
가끔 전화가 울린다. 받아도 아무 대답이 없다.
테니스 라켓을 고친다. 거기에 상의를 걸쳐 얘기를 한다.
거울에 비추는 어떤 남자와 대화해 본다.
몸이 안 좋아 여러 체조도 해본다.
총, 칼, 밧줄로 자살을 시도해본다. 실패한다.
살려달라고 고함도 치고....
그러다가 다시 텔레비전의 숫자를 되뇌고 뭔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는 물리학적인 공식을 깨우친다.
그리고 서서히 그곳에서 사라진다.
부조리극이라 작가의 의도가 해석여하에 따라 주관적일 수 있겠다.
어떤 주어진 상황이 고립되고, 감시받는 곳에 수용된 한 사내가 여러 방법으로 시도되는
탈출(자살 포함)이 결국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안민수(安民洙, 1940- 2019)는 한국의 연출가. 작가.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외국어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랑레퍼터리극단'에서 배우로 출발, <동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등에 출연하다가 하와이로 건너가 연출을 수업했다. 귀국 후 <리어왕>을 연출하여 소위 잔혹극(殘酷劇)의 예범을 보여준 그는 계속해서 <태(胎)> <보이체크> 등으로 주목을 끌었다. 유덕형과는 약간 달리 한국적 입장에서 동작 중심 연극을 수용하는 그는 <하멸태자>에서 그의 실험을 다시 보여주었다. 전통적 민속극인 판소리·탈춤 등을 현대극에 도입하는 그는 인간을 광인(狂人)으로 보고 연출각도를 맞춰 나간다. 77년도에는 <하멸태자>와 <태>를 갖고 구미 순회공연을 하여 절찬을 받았다. 제1회 한국연극상을 수상한 그는 동국대 영연과 교수, 예술전문학교 학감 역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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