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안민수 '거울이 있는 방'

clint 2022. 1. 8. 10:59

 

 

안민수의 부조리한 모노드라마다.

한 사나이가 방에 있다.

시계, 텔레비전, 흔들의자, 전화기, 테니스라켓... 그리고 거울.

그는 텔레비전을 켜고 반복되는 숫자를 되뇐다.

어떤 리듬을 맞추려는 듯... 잘 안된다.

가끔 전화가 울린다. 받아도 아무 대답이 없다.

테니스 라켓을 고친다. 거기에 상의를 걸쳐 얘기를 한다.

거울에 비추는 어떤 남자와 대화해 본다.

몸이 안 좋아 여러 체조도 해본다.

, , 밧줄로 자살을 시도해본다. 실패한다.

살려달라고 고함도 치고....

그러다가 다시 텔레비전의 숫자를 되뇌고 뭔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는 물리학적인 공식을 깨우친다.

그리고 서서히 그곳에서 사라진다.

 

부조리극이라 작가의 의도가 해석여하에 따라 주관적일 수 있겠다.

어떤 주어진 상황이 고립되고, 감시받는 곳에 수용된 한 사내가 여러 방법으로 시도되는

탈출(자살 포함)이 결국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안민수(安民洙, 1940- 2019)는 한국의 연출가. 작가.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외국어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랑레퍼터리극단'에서 배우로 출발, <동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등에 출연하다가 하와이로 건너가 연출을 수업했다. 귀국 후 <리어왕>을 연출하여 소위 잔혹극(殘酷劇)의 예범을 보여준 그는 계속해서 <()> <보이체크> 등으로 주목을 끌었다. 유덕형과는 약간 달리 한국적 입장에서 동작 중심 연극을 수용하는 그는 <하멸태자>에서 그의 실험을 다시 보여주었다. 전통적 민속극인 판소리·탈춤 등을 현대극에 도입하는 그는 인간을 광인(狂人)으로 보고 연출각도를 맞춰 나간다. 77년도에는 <하멸태자><>를 갖고 구미 순회공연을 하여 절찬을 받았다. 1회 한국연극상을 수상한 그는 동국대 영연과 교수, 예술전문학교 학감 역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