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의도
떠나보내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작고 사소한 물건부터, 절대 잃고 싶지 않았던 사람까지. 나는 언제나 무언가를 붙잡으며 살았습니다. 사실 지금도 두렵습니다. 내까 사랑하는 이 공간이, 이 순간이, 혹은 이 사람이 나를 떠나버릴 그 시간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걸어야 합니다. 어깨를 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작품은 제가 희곡 쓰기를 깊게 사랑하게 된 시발점의 역할을 하는 단막극 ‘숲이 등을 떠밀어 나는 걸었네’를 10분 분량에 맞춰 각색한 극입니다. 분량에 맞춰 바뀐 설정들이 많지만 제가 이들 부부를 사랑하는 이유는 같습니다. 삶의 가장 녹녹한 곳에서, 한 발을 내딛기 위해 36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머무르고 있으니까요. 정지된 그 시간이 미련해 보일 수도 있으나, 나는 생각합니다. 어떤 이별은 우리가 온몸을 내던져야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그렇게 온몸을 바쳐 겪어내고 난다면 분명히, 그 전보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 있을 것을 자신합니다. 조금 느리고, 보폭이 좁더라도 말이에요.
작가소개
휠 소에 예쁠 연. 경기도 파주, 1992년 12월 9일생.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맛있게 연기하는 배우를 꿈꾸다. 직접 군침 도는 요리를 하기로. 더 끝내주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지지고 볶겠습니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재호 단막 '17. 5도의 연인' (1) | 2017.06.23 |
---|---|
임효섭 단막 '내 말 좀 들어주세요' (1) | 2017.06.23 |
강진 단막극 '귀가' (1) | 2017.06.23 |
김호준 단막 '바람을 잡다' (1) | 2017.06.23 |
정의재 단막 '전역' (1) | 2017.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