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강진 단막극 '귀가'

clint 2017. 6. 23. 09:17

 

 

 

작품의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강력 범죄가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난과 범죄에 대한 잘못된 대처 방식도 문제지만, 그보다 타인의 암보다 자신의 감기가 더 중요한 오늘 날 사람들의 의식을 비꼬고 싶었습니다.

영은 아버지의 폭력에 갇혀 지내는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경찰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아이의 고난에 남보다 못한 대응을 보여줍니다. 다시 아버지에게 폭행당하기 전까지는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입니다.

이 아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까지, 경찰과의 통화를 녹음해서, SNS에 공개하겠다는 협박뿐입니다. 협박이 두려웠던 경찰은 영의 아버지 집을 찾아내고, 그곳에서 단서를 찾다가 목숨을 잃습니다. 그때, 화장실 안에서 전화벨이 울리고 경찰은 다급하게 말합니다. 유일한 발신자에게 구조 요청을 보내는 것이죠. 그러나 발신자는 영입니다. 영은 자신이 경찰에게 들었던 말을 똑같이 되돌려 줍니다. “끊을게요, 귀염둥이 아저씨"

저는 나의 고통은 곧 너의 고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무방비한 사고에 모른 척 침묵할 것이 아니라, 내 일처럼 느끼고, 대응해야 올바른 사회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악은 악을 부르고, 선은 선을 낳는다는 이치를 저는 믿습니다.

 

작가소개

 

제 앞에 이라는 타이틀을 단지도 어느덧 10년입니다. 무관한 척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뒤돌아서면 언제나 제 뒤통수는 희곡이었습니다. 무한한 크기로 부풀어가는 그림자를 펑 터트리고 싶은 순간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 크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가는 것이, 저의 삶이자 의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대한 이른 속도로 전진해나가고 있지만, 누군가에겐 그 질서가 더디게 비친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앞으로 제가 뻗어 나갈 뿌리는 무한하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것이 허위라 할지라도, 있는 힘을 다해 더 붙들어볼 생각입니다.

 

정 없고 화목한 집에서 차녀로 태어났다. 다부지고 체격 조건 좋은 언니에게선 옳고 그름에 대해 배웠고 맷집은 강해졌다. 나에게도 재능이란 게 있을까싶어 봤던 예고 입학시험에선 진학은 물론 평생의 진학까지 정해졌다. 글을 쓴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쓰고 싶을 때보단 써야할 때가 더 많았다. 유독 예뻐해 주시던 교수님의 영향으로 희곡에 관심을 가졌다. 지금은 희곡을 열렬히 사랑하는 중이다. 돈 벌려면 드라마를 쓰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씩 듣지만, 여전히 희곡은 나에게 최우선의 가치이자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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