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사회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연극이 가지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시대의 세태를 지적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구성원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꾀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현대 연극은 현대를 사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그것을 우화적이고 재미있는 요소들로
풀어낸 연극이 있다. 바로 토르 아게 브링스베드의 연극 유리산이다.

1970년대 북유럽 희곡으로, 현대에 쓰인 희곡답게 태생적으로 현대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이것은 사회적 질서에 의해 억압당하는 개인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사회가 만들어낸 가치(돈과 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를 비판하고 있다.
이것은 곧 우리나라의 혼란한 사회상과도 비교된다. 정당 싸움과 취업난 등
현재 일어나는 다툼 모두 돈과 권력이라는 사회적 산물을 쫓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며,
거기서 도태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른다. 태어나자마자 이러한 가치들에 의해
평가받고 평가해야 하는 세상에 내몰리는 것이다.

이야기는 유리산이 있는 어느 왕국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유리산 정상에 오르는 사람은 공주와 왕국의 반을 차지할 수 있기에
언제나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유리산으로 모여들지만
모두에게 추락뿐이다.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은 유리산을 이용한 관광 사업,
오토바이 제조 수리, 추락자들의 물품 절도 등으로 생활을 영위한다.
H 또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유리산에 올라가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다.
하지만 유리산 사회에서 위험인물로 주시되던 그는 피치 못할 살인으로 투옥된다.
감옥에서 H는 궁정의 광대로부터 ‘유리산은 처음부터 누구도 오를 수 없도록
만들어졌으며, 왕위는 세습된다’는 유리산의 진실을 듣게 된다.
그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우스갯소리를 하는 광대로 살아남을 것인가,
신념을 따르고 사형을 당할 것인가.

토르 아제 브링스베어드의 <유리산>은 현대 스칸디나비아의 희곡이다.
1939년에 태어난 브링스베어드는 종교학과 민속학을 전공하였으며,
1969년에 극작가로 데뷔하였고, 공상과학 소설, 설화집, 동화, 라디오와
텔레비전 드라마 등 다양하고 폭넓은 작품활동을 전개하였다.
1975년에 노르웨이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유리산>은, 유리산 꼭대기에 앉아 있는
공주가 들고 있다는 지혜의 상징인 세 개의 황금사과를 얻으려 하는 기사의 이야기,
중세 전설 “유리산 위의 공주"를 바탕으로 하여 쓰여졌다.
이 작품 속에 보이는 동화적 환타지와 사회비판의 독특한 결합을 통하여,
브링스베어드는 스칸디나비아인들이 “개인의 자유”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선"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성찰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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