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사의 도시 : ANGEL CITY)는 1976년 2월 샌프란시스코의 매직 극장에서 최초로 공연되었다. 이 작품의 작가인 샘 셰퍼드가 연출하였다.
한국에서는 '영상도시'란 제목으로 2002년 공연됨.

이 작품은 샘 셰퍼드의 초현실적인 초기 작품에서 사실적인 후기 작품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에 집필된 작품으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코믹한 부조리함이 어우러진 시청각적 이미지가 강한 작품이다. 따라서 기존의 우리나라에 알려진 샘 셰퍼드의 작품과는 전혀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다.
영상 산업을 통하여 거금을 확보하려는 랭스를 중심으로 그가 고용한 작가 래빗과 드럼 주자 봉고, 그의 동업자인 윌러, 비서인 미스 스쿤스가 영화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랭스를 위시한 각 인물들은 명확한 직업이나 나이를 알 수 없으며 1막과 2막에서는 전혀 다른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현실 속의 인물인 것 같지만 동시에 영화 속의 인물처럼 드러나기도 하여 이들이 작품을 제작하는 사람들인지 그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인지 혹은 관객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들에게 공통된 것은 기적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인데, 그들이 존재하는 도시가 곧 재난을 맞이할 것이며 그 파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보호벽을 갈망하고 있으며 이는 대중을 신비의 세계로 이끌어가 그들을 무아지경에 이르게 할 만한 영화를 만드는 것에 몰두하게 된다. 한마디로 이들은 ‘상상의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윌러는 피부가 변색되고 마침내 괴물처럼 변해간다. 그는 소위 ‘도시의 산물’로서 도시에 산채로 잡혀 먹히는 재난의 현시이다.

마침내 괴물로 변해버린 윌러는 이들의 지도자격이 되어있고 이들은 대중에게 두려움을 부여할 때에 상상을 초월한 인물이 만들어지고 기적을 이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 두려움은 도시에 도처한 수많은 불확실성과 그로 인해 삶에 의혹을 품게 되고 이는 최악의 상상을 불러일으켜 초래되는 두려움이다. 즉 죽음에 대한 상상이 실제로 죽는 것보다 더 두렵다는 것에 착안한다. 그런 점에 근거하여 이들은 각자 영화의 대본을 만들어보는데 어느새 이들이 영화 속에 함몰되어 버려 영상 속에 갇혀버린다. 이들은 복싱 선수가 되어 있기도 하며 무사가 되어 검투를 하기도 한다. 최면 상태에서 무아지경으로 대사를 되뇌이는가 하면 영화를 관람하는 어린아이가 되기도 한다.
마침내 윌러를 비롯하여 이들은 자신들이 영화 속에 갇혀졌다는 두려움에 그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래빗이 처음 들고 왔던 짐들 중 남아있던 마술의 짐을 풀어보지만 괴물처럼 변해버린 윌러의 녹색 액체만이 그득히 무대 위로 쏟아져 버린다.
이들의 그림자처럼 그들에게 소외되어 있던 추억 같은 색소폰 연주자의 구슬픈 연주만이 무대의 모든 이미지를 파묻은 채로...

작품은 샘 셰퍼드의 기존의 작품과 비교하여 극작 기법이라든가 무대 연출에 있어서 포스트모던한 특징들을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다. 샘 셰퍼드가 현대 문명사회의 산출물들에 대해 비판하는 관점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그 현상을 표현하는 데에 이 작품은 샘 셰퍼드를 포스트모던 극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일조한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연출적으로 극의 구성 체계라든가 장면의 병치 및 다초점으로 이루어지는 무대 공간 활용 등 이 작품이 지니는 포스트모던한 특징들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극의 주제를 선명하게 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이라든가 극중 장소 등이 명확하지 않다. 장면이 전개되면서 인물들은 변온동물처럼 다르게 변화되기도 하며 내면과 외면이 분리되기도 합쳐지기도 하면서 파편화된 형태를 보여준다. 이러한 모호함과 스토리의 부재가 모호함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자아가 분열된 현대인의 투영이 되도록 고안한다. 이미지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모호해지고 오히려 이미지의 세계가 더 사실적으로 받아들이는 현대인의 내면과 외면의 부적응적 현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색소폰, 드럼 등의 서정성과 리듬성이 교합된 악기 연주가 주를 이룬다. 그에 따라 배우의 소리와 조화를 이루기도, 장면의 시각성과 충돌하기도 하면서 극의 청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장면과 음악이 서로 초점을 주고받으면서 교차하는 등 음악이 무대 언어로서 확연히 드러나도록 고안하고자 한다. 또한 작품 자체가 붉은 색, 노란 색, 초록 색, 프른 색 등 원색의 활용이 절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연기 영역이나 무대 벽면, 망사막의 색 변화라든가 인물 자체가 녹색의 괴물로 점차 변하는 등 시각적 이미지가 뛰어나다. 연출적으로도 시각적 변화와 그 대비를 통해 장면의 은유성과 상징체계를 강화하고 무대 공간을 확장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이야기 구성 체계보다는 파편화된 인물들의 분절된 대사들로 이루어져 순간 순간의 지나치는 삶의 단면이 확대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때로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복싱 선수의 인터뷰, 영화를 관람하는 어린이, 최면 상태, 무사들의 검투 등 무대상에 또 다른 이미지들이 나열된다. 이는 이미지 안에 또 이미지가 중첩되는 인상을 부여할 수 있는 장치들이다. 연출적으로 이러한 다초점의 무대 병렬을 통해 여러 이미지가 동시에 나열되는 포스트모던극의 특성을 적절한 리듬 분배를 통해 조화롭게 구성시킴으로써 현대인의 파편적인 이미지의 체계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 작품은 한 인물이 녹색의 액체로 이루어진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이 드러난다든가, 도시가 사람들을 통째로 삼키려는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 인물들은 어느새 영상 속에 갇힌 채 이미 죽은 인물들로 보이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극이 끝날 때에는 지금까지 본 것이 영화의 한 장면인지 연극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 모호하기만 하다. 그런 점에서 연출적으로 현대 도시의 모습을 그로테스크하게 묘사하고자 하며 즉흥적으로 두 편의 영화가 돌출 명멸하는 형태로 이미지의 변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작가 샘 셰퍼드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극작가이자 배우로서 테네시 윌리암스 다음으로 미국에서 그의 작품이 가장 많이 공연된다고 한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언어에 매료당해 극작을 시작한 그는 1966년 '붉은 십자가'라는 작품으로 오프브로드웨이와 오프-오프브로드웨이의 최우수작에 수여하는 오비상 수상했으며, 이듬해에는 록 그룹을 결성하여 드럼주자로 활약하가도 하였다. 그는 이어 '웅변술과 조종사'와 '멜로드라마'라는 작풍으로 67년과 68년도에 또다시 오비상을 수상했고 1979년에는 '매장된 아이'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처음으로 공연에서도 흥행을 거두게 된다. 그런가 하면 '라이트 스터프'라는 영화에 배우로 출연하여 아카데미 남우조연 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으며. 1964년 에는 '파리. 텍사스'라는 작품으로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하였다. 물들인 청바지. 남은 부츠, 큼직한 버클의 가죽혁대. 그리고 멋진 카우보이 셔츠와 모자가 트레이드마크인 그의 작품으로는 소위 가정 3부작이라 불리 는 '굶주리는 층의 저주'. '매장된 아이'. '진짜 서부극' 외에도 '카우보이'. '개'. '아카루스의 어머니'. '붉은 십자가'. '보이지 않는 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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