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스티븐 돌기노프 '쓰릴 미'

clint 2016. 2. 26. 16:16

 

 

 

 

 

 

 

1924년 시카고 교외 숲 속에서 14살 어린이의 시체가 발견된다. 손발이 뒤로 묶여 잘려 있고,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그러져 있었다. 이 잔혹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은 법대 졸업생인 19살의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롭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이 범죄는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고, 두 명의 용의자는 당시 명성을 날리던 변호사 찰스 대로우의 변호로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쓰릴미'는 시카고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지만 우리나라에 올라온 공연에서는 네오폴드와 롭의 실제 사건과 그들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배제합니다. 무대에 올라가는 단 두 명의 배우 그들은 단지 '나'와 '그'로 칭해지는 연극이다.
또한 쓰릴미에는 두 배우 외에 무대를 떠나지 않고 극을 이끌어가는 제3의 배우가 있습니다. 극 중 한 번도 끊이지 않는 음악과 최면적이고 몽환적인 선율에 야릇한 전율마저 느끼게 하는 피아노가 바로 그것이다. 악기라곤 피아노 한 대가 전부이지만 음악은 극중에서 끊이지 않고 실제 배우와 호흡을 맞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긴장감에 속도감을 더해준다.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비상한 두뇌의 소년’, ‘동성애’, ‘유괴’, ‘살인’ 등의 충격적인 소재들로 여러 창작가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창작자들의 상상력과 합쳐져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Tom Kalin의 “Swoon", Alfred Hitchcock의 “Rope”)와 연극(Meyer Levin의 "Compulsion", Patrick Hamilton의 “Rope", Daniel Henning의 “Dickie and Babe”) 뮤지컬(Stephen dolginoff의 “Thrill Me”) 등 여러 장르로 퍼져나갔다. 그 중에서도 스티븐 돌기노프(Stephen Dolginoff)의 뮤지컬<쓰릴 미>는 충격적인 소재와 더불어 두 인물의 치밀한 심리묘사로 극단적이고 복잡한 인간 내면을 긴장감 있고 밀도 높게 표현하여 뉴욕 현지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뮤지컬<쓰릴 미>는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의 성공 이후, 미국의 오렌지 카운티,시카고, 보스톤, 올란도, 달라스와 함께 호주의 멜버른, 그리스의 아테네 등지에서 공연되었으며, 2007년 한국에서 초연된 이후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평가 받고 있다.
90분간 이어지는 긴장과 전율의 무대, 뮤지컬<쓰릴 미>두 남자의 비틀린 관계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본질을 파헤치는 뮤지컬<쓰릴 미>는 9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두 명의 배우와 한 대의 피아노 반주만으로 객석을 압도한다. 연인 혹은 공모자라는 이름의 두 남자는 공연 내내 서로를 향한 애정과 증오, 현실에 대한 긴장과 공포 등 다양한 감정 변화를 표현해야 한다. 두 인물의 대립을 치밀하게 그려낸 드라마와 함께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피아노 반주는 관객을 더 큰 긴장 속으로 몰아 넣는다. 뮤지컬<쓰릴 미>는 긴박하게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관객들에게 숨 돌릴 새 없이 이어지는 긴장감과 공연이 끝나는 순간 그 긴장에서 해방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Outstanding Off Broadway Musical 작품상 수상
무대 위에 단 하나의 피아노 연주만으로 공연되는 뮤지컬<쓰릴 미>는 여러 부문의 뮤지컬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널리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Outstanding Off Broadway Musical 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Drama Desk Award에 최고 뮤지컬과 최고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OUSTANDING MUSIC OUTER CRITIC'S CIRCLE AWARD에서는 최고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시카고 뉴스스타 선정에서는 ‘2006년, 기억할 만한 공연’에 선정되었다.

 

 

 

줄거리

이야기는 54세의 '나'(네이슨 레오폴드)의 일곱 번째 가석방 심의에서 시작된다. '나'는 34년 전 12세였던 소년 '바비 프랭크'를 유괴하고 살해한 범인. 심의관들은 '나'에게 그 당시 사건에 대해 질문하고, '나'는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심의관들에게 진술한다.

'나'는 2년 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에 하버드에 입학한 천재. 그리고 '나'와 동급의 스펙을 지닌 '나'의 친구이자, 동성애 관계인 '그'(리차드 로브). '그'는 '나'와는 반대로 인기 많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로, 니체의 사상에 빠져 있다. 항상 '그'만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나'. '그'는 '나'의 이런 점을 이용해 '나'를 가지고 노는 게 취미이다.

어느 날, '그'는 '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나'는 '그'가 하는 일에 무조건 동조하는 대신, '그'는 '나'가 원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들어주는 것. 그리고 '나'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둘은 계약서에 피로 서명한다. 그리고 그 뒤로 그들은 처음 몇 번은 간단한 범죄를 저지른다. '그'는 어느 날 어린아이를 유괴하고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나'는 '그'의 계획에 마지못해 따른다. 살인 계획에 따르면 그들은 스포츠카로 어린 애를 유인한 다음, 몽둥이로 아이를 때려죽인 뒤 염산으로 얼굴을 녹여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고, 협박 편지를 보내서 돈을 노리고 유괴한 척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를 실행에 옮긴다. 불행히도 '나'는 공원에 안경을 두고 오는데, 그 안경은 시에서 '나'의 것을 포함해 세 개밖에 없는 안경이다. 그들은 단번에 용의선상에 오르고, '그'는 '나'에게 경찰서에서 거짓증언을 할 것을 요구한다. '나'는 '그'가 시키는 대로 하지만, 불안해진 '그'는 계약서를 찢고 '나'에게 영원한 절교를 선언한다. 이에 분개한 '나'는 경찰서에 가서 모든 사실을 자백하고, '그'와 '나'는 둘 다 경찰에 구속된다. 자신이 사형당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는 '나'에게 계약은 아직 유효하다고 말하며 '나'에게 매달린다.

그들은 변호사 클라랜스 대로우의 최후 변론으로 인해 사형 대신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체념하고 있는 '그'와 달리 '나'는 자신들이 한 쌍의 새처럼 남은 인생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말을 한다. 그러한 '나'를 비웃는 '그'에게 '나'는 자신이 '그'에게 이겼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그'에게 '나'는 그동안 '그'가 몰랐던 비밀을 털어놓는다. 애초에 안경을 떨어뜨린 건 자신이 의도한 것이었고, '그'가 먼저 배신하는 것까지 다 계획한 일이었던 것. 모두 다 '그'와 함께 있기 위해서 했던 일. '나'의 계획대로 둘은 같은 감방에 있게 되지만, '그'는 후일 샤워 실에서 칼에 찔려 죽게 된다.

'나'에게 가석방 허가가 내려지고 '나'는 감옥에서 자신의 물건을 가지고 나간다. 전부 다 "그"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 '그'를 잊지 못한 '나'의 앞에, 34년 전 '그'의 환영이 나타난다.

"자기야, 멍청하게 새나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