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농부 집안에 시집온 새신부 메어리 브루인. 메어리는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시골 생활의 단조롭고 숨 막히는 현실에 깊은 권태를 느끼며, 책 속에 나오는
신비로운 전설과 영원한 자유를 동경한다.
5월 전날 밤. 마법이 깃든 시각,
메어리의 간절한 갈망에 이끌려 한 요정 아이가 집으로 찾아온다.
처음에는 길 잃은 귀족 아이인 줄 알고 가족들이 환대하지만, 아이는 이내 본색을
드러내며 십자가를 두려워하고 하느님을 부정하여 가톨릭 하트 신부와 가족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요정 아이는 메어리에게 늙지도, 병들지도 않으며
고통과 슬픔이 없는 완벽한 세계인 소망의 나라(The Land of Heart's Desire)로
함께 떠나자고 유혹한다. 남편 숀은 메어리를 붙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지만,
현실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메어리는 결국 요정의 마법에 이끌려 육신의 죽음을 맞이하고
그녀의 영혼은 요정의 세계로 떠나게 된다.

기독교적 도덕관, 가부장적 가정의 의무로 자처하는 하트 신부와 시부모,
이교도적 자유, 예술적 낭만을 말하는 요정 아이 간의 팽팽한 대립을 보여준다.
당시 가부장제와 농가 노동 속에서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삶만을 강요받던 여성의
절망과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초기 예이츠가 깊이 몰두했던
아일랜드 문학 부흥 운동과 켈트 신비주의의 정수가 녹아 있는 작품이다

극의 마지막에 메어리가 죽고 요정들이 밖에서 노래할 때 흐르는 구절은
예이츠의 가장 아름다운 서정시 중 하나로 꼽힌다.
"바람은 낮의 문 너머에서 불어오고,
바람은 외로운 마음을 가진 이들 위로 불어오네,
그리하여 외로운 마음은 시들어 가네.
요정들이 떨어진 곳에서 춤추는 동안,
우유 빛깔 하얀 발을 둥글게 흔들며,
우유 빛깔 하얀 팔을 공중에 치켜들며,
그들은 바람이 웃고 속삭이고 노래하는 것을 듣노니,
늙은이들조차 아름답고 지혜로운 이들조차
혀가 유쾌한 그 나라에 대하여."

이 작품의 주제가 되고 있는 현실 세계와 초현실 세계의 대립은 특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대립 되는 여러 반대 개념을 포함하는 것으로
예이츠 작품세계의 기반이 되는 갈등 또는 대립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대립관계는 예이츠의 ‘비전’(A Vision)에서 나타나 있는 것처럼
“기본"(primary)과 “대립”(antithetical)이라는 용어와 “주관성"과
“객관성"이라는 개념으로 발전되게 된다.
따라서 예이츠의 <소망의 나라>는 비록 극작가로서 예이츠의 경력 초기에
해당되는 작품이지만 그의 전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중심 사상인 ‘두 대립되는
것의 갈등’이라는 개념이 상징적 무대장치와 소품 등을 통하여
효율적으로 무대 위에서 구체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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