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리엄 화이트 교수의 서재에서 시작된다. 그는 전쟁의 잔혹성과 국가주의의 맹목성을
비판하는 글을 써온 인물로, 전쟁의 광기가 세상을 뒤덮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평화주의적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내 힐다는 그런 남편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전쟁이라는
거대한 불길이 자신들의 삶까지 덮쳐오는 것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하고 있다.
이때 군복을 입은 아들 월리스가 서재로 들어온다. 월리스는 부모에게 자신이 군대에
자원입대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윌리엄은 큰 충격을 받고 아들을 설득하려
한다. 윌리엄은 전쟁이 자본가들과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해 젊은이들을 사지로 모는
수단에 불과하며, 인간을 죽이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아들 월리스는 아버지의 사상이 이상주의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월리스는 지금
당장 국가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자신이 속한 세대와 동료들이 전쟁터로
향하는 상황에서 혼자 서재에 앉아 펜만 굴릴 수는 없다고 말한다. 월리스는 아버지가
가르쳐 준 '정의를 위해 행동하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입대를 선택한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 역시 아버지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아들의
생각을 비판하는 사이, 어머니 힐다는 이념적 논쟁을 넘어 아들을 영영 잃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적인 공포에 직면한다. 힐다는 아들을 붙잡고 눈물로 호소하지만,
월리스의 결심은 확고하다. 여기에서 윌리엄은 평생 쌓아 올린 자신의 사상과 신념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조차 설득하지 못했다는 깊은 무력감과 절망감에 빠진다.
마침내 아들이 전쟁터로 떠나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윌리엄과 힐다는 아들의
선택을 더 이상 막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개인의 신념과 평화는, 온 세상을 집어삼키는
전쟁이란 거대한 '조수(Tides)'의 흐름 앞에서는 너무나도 무력한 것이었다.
윌리엄은 깊은 고뇌 끝에, 비록 아들의 선택에는 반대하지만 아들의 용기와 인격
만큼은 인정한다. 아버지는 떠나는 아들을 안아주며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아들이 문을 나서고, 윌리엄과 힐다 부부가 쓸쓸하고
어두워진 서재에 남겨진 채 극은 막을 내린다.

평생 평화주의를 신봉해 온 화이트 교수가 전쟁에 자원입대하려는 아들의 선택과
맞닥뜨리며 겪는 가치관의 붕괴를 다룬다. 개인의 신념과 거대한 시대의 흐름(조수)
사이에서 갈등하던 아버지가 결국 아들의 결정을 수용하며 비극적인 시대상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조수>(潮水:Tides)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감독인
조지 미들턴(George Middleton)이 집필한 20세기 초반의 단막극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전쟁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극이 아니다. 개인이 아무리 고결한
사상과 신념을 지니고 있더라도, 시대를 휩쓰는 거대한 흐름(조수) 앞에서는 결국
휩쓸리거나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와 비극성을 날카롭게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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