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사 마스터인 안테로와 그의 아내 엘비이라에게는 장성한 아들 토이보가 있다.
어느 날 엘비이라는 아들 토이보가 누군가와 결혼을 약속했다는 눈치를 채고, 남편에게
이 소식을 전한다. 문제는 아들이 데려오겠다는 신부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부부가 각자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로 멋대로 짐작해 버린 것이다. 부모는 아들이 마을의
부유한 집안 딸인 수산나와 결혼할 것이라 굳게 믿고 큰 기대를 품는다.
마을의 중매쟁이자 가십을 퍼뜨리기 좋아하는 성격의 이웃들이 이 대화에 끼어들면서
오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토이보가 결혼한다!"란 소문이 동네에 다르게 와전되며,
서로 다른 두 명의 여성(그중 한 명이 수산나)이 자신이 토이보의 유일한 약혼녀이자
신부라고 생각하게 된다. 급기야 두 명의 여성이 저마다 신부 자격으로 안테로의 집을
찾아오면서 집안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서로 "내가 진짜 신부"라며 우기고, 부모인
안테로와 엘비이라는 중간에서 누구를 사돈으로 맞아야 할지 몰라 대혼란에 빠진다.
두 명의 '신부 후보'와 극성스러운 부모, 그리고 소문을 듣고 구경 온 마을 사람들까지
재단사의 좁은 집안에 모여 대격돌을 벌인다. 서로 말꼬리를 잡고 싸우는 과정에서 농촌
사회 특유의 허세, 가문 간의 자존심 싸움, 그리고 소문이 얼마나 쉽게 왜곡되는지가
난장판으로 된다. 마침내 당사자인 아들 토이보가 등장한다. 그는 두 여성을 보고 황당해
하며, 자신이 진짜 사랑하고 결혼을 약속한 사람은 부모가 짐작한 부잣집 딸 수산나도,
소문으로 엮인 다른 여자도 아닌 완전히 제3의 인물임을 밝힌다. 허탈한 진실이 밝혀지자
김이 빠진 두 명의 가짜 신부와 이웃들은 황급히 발을 빼고, 아들의 단호한 태도에 부모도
결국 오해를 거두고 아들이 진짜 원하는 사랑을 축하해주며 끝난다.

카를로 헴모의 희극 <두 신부(新婦)>는 20세기 초에 쓰인 1막 희극이다.
시골집을 배경으로 소문, 오해, 도시와 시골의 차이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야기는 신부라고 생각했던 말이 사실은 와전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골에 새로 정착한 재단사 안테로와 그의 아내 엘비이라는 아들 토이보가 도시에서
"신부와 함께"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온 마을이 들썩이며 결혼 준비를 시작하지만
소동은 끊이지 않는다. 말 조련사는 정신없이 말을 준비하고, 종지기 미코는 토이보가
구애하는 딸 시비아를 변호하러 나타나고, 요염한 우체국장 율랄리아는 토이보를 사위로
꿈 꾼다. 마침내 토이보가 나타나고, 반전이 드러난다. "말과 함께"라는 말은 아내가
아니라 경품으로 받은 붉은 말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충격과 웃음이 지나간 후,
토이보는 시비아에게 공개적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편견은 사라지고, 부모님의 축복이
이어지며, 율랄리아는 화를 내며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연극은 이제 "신부가 두 명"이라는
유쾌한 말장난으로 끝을 맺는다. 약혼녀와 그녀를 결혼식장까지 태워줄 말이 바로
그 두 명중에 하나이다.

20세기 초 핀란드 시골에서 가십(Gossip)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재치 있게 꼬집은 대중적인 연극이다. 작가 카를로 헴모가 활동한 1910~1920년대 핀란드는 독립(1917년)을 전후해 민족적 자긍심과 향토색 짙은 대중 예술이 크게 유행하던 시기이다. 사보(Savo) 지방 등 핀란드 고유의 지역 방언과 농민들의 소박하고도 억척스러운 삶을 코믹하게 그려내어 민중의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부모가 아들의 신부로 '마을 부잣집 딸 수산나'를 멋대로 낙점하고 기대에 부풀었던 것은, 당시 농촌 사회에서 결혼이 가문의 경제적 결합과 신분 상승의 수단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하듯 부모가 중매쟁이나 소문만 믿고 결혼을 기정사실화하는 구세대적 질서와, 부모 몰래 자신이 원하는 제3의 인물과 사랑을 키워온 아들 토이보의 모습이 대비되는데 이는 20세기 초반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적 개인주의가 충돌하던 과도기적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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