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이 떠나간 전형적인 시골. 이곳엔 엄씨네(필순)와 김씨네(분여)가 돌담을 사이에 두고 살고 있다. 이야기는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두 집안의 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진다.망백이 넘은 필순은 지금껏 큰아들 엄인봉이 비전향 장기수라는 이유로 마을에서 기 한번 펴지 못하고 살아왔다. 월북 후 남파 간첩으로 내려왔다가 붙잡힌 큰아들이 석방되지만, 그는 어머니를 남쪽에 남겨둔 채 북송을 선택한다. 30여년 감옥에서 보낸 그 역시 노모와 마찬가지로 병마에 시달리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흔 노인,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들이 그리워 북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그가 떠나고 북녘 송환을 거부한 조하문, 허인숙 부부는 필순을 모시며 살게 된다. 단지 수감생활에서 하문에게 보여준 인봉의 미소가 인연이였다.인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