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번성했던 동네 금만동은 오늘도 풀 죽어 있다. 사람들은 다방에 앉아 로또대박을 꿈꾸며 하릴없이 시간만 죽이고 있고 건물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최준공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빈 점포들이 갈수록 늘고 있으니 속이 끓을 수밖에. 옛날부터 욕심 많고 탐심 많은 성정에 양에 차지 않는 현재 생활이 오죽할 것인가? 그런데 어느 날 금만동 일대에 초대형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일순 거리는 활기를 되찾는다. 제일 기뻐한 사람은 최준공. 특별 입주분양권 등으로 수십억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으니 이 아니 기쁠손가. 다시 최준공의 천하가 온 것이다.최준공의 건물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은 주인의 환심을 사기위해 간이라도 빼줄 듯하다. 허나 행복도 잠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게 아니라 녹지공원이 될 것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