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먹거리 개를 키우는 가족 이야기다. 어미는 앓아누운 시아버지의 대변을 받아내고 큰딸 이금은 이혼해 돌아온다. 둘째딸 이손은 겁탈 당해 오줌을 지리고 쌍둥이 아들은 누이를 못 지켰다는 죄책감에 집을 나갔다. ‘마지못해 사는 척박한 가족’이다. 사납게 개 짖어대는 소리들로 막이 오른다. 마당 한편으로 예쁘지 않게 화초들이 심어져 있고, 다른 한편에는 아무렇게 생긴 고무통들이랑 바가지, 세숫대가 널부러져 있는 수돗가가 보인다. 빨래줄에는 촌티나는 옷가지들이 널려있다. 시골 변두리 어디쯤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그저그런 어느 집 마당. 그리고 그런 마당이면 으레 있기 마련인 평상 위에 한 여자가 철퍼덕 걸터앉아 수박을 입에 우겨넣고 있다. 이 집 큰딸이다. 엄마는 식용 개를 키운다. 시아버지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