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사르트르 작 윤증환 재구성 '에리뉴에스'

clint 2024. 12. 27. 21:18

 

 

1막
오레스테스가 그의 글 선생과 아르고스의 광장으로 들어선다. 
광장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들이 제우스상 앞에서 제를 지내고 있다. 
글 선생이 이들에게 길을 묻자 이들은 대답대신 소리를 지르며 도망친다. 
이때 제우스가 이들의 주변을 거닌다. 제우스는 자신이 단순히 여행자이며 
오르고스에는 오랫동안 머물러왔다고 하고 오르고스에서 오늘 열리는 제식에 
대하여 말한다. 오르고스에는 아가멤논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의 부인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의 의하여 죽음을 당하고 
아이기스토스는 지금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아가멤논에게는 엘렉트라라는 

딸과 어린 아들이 있었으나 아들은 아이가스토스의 부하에 의하여 죽었고, 
자신들의 왕의 죽음을 방관한 시민들은 그에 대한 죄의식으로 매년 

그를 추모하는 제식을 열곤 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그러한 일이 있은 후 아르고스에는 파리떼들이 들끓기 시작하고 

나라는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흘러 아무도 여기를 방문하려지 않는다. 

아르고스가 자신의 고향이라 했던  오레스테스는 이 말을 듣고 우울해한다. 
그가 바로 아가멤논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엘렉트라가 제우스의 상 앞에서 아르고스를 불행하게 만든 제우스를 비난하며 
자신이 기다리는 누군가가 나타나 제우스 상을 두동강내어 그를 모욕시키기를 
바란다고 퍼붓는다. 이때 오레스테스가 그녀의 앞에 나타나 자신의 신분을 속여 
자신을 '팔레부스'라고 한다. 엘렉트라는 그에게 어머니와 간부의 심부름꾼으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의 현실을 말하며 비관한고 그녀를 동정한 
오레스테스는 그녀에게 도망가라 말하나 그녀는 도망치는 것이 두렵다고 한다. 
이때 클류타임네스트라가 나타나 오늘 있을 제식에 왕인 아이기스토스가 
공주의 참석을 원한다는 말을 전한다. 엘렉트라는 평상시 자신을 하녀처럼
다루면서 국민들의 앞에서는 공주로써 대우해주는 척 위세를 떠는 그들을 
비난하지만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식에는 참석하겠다고 한다.

 

 


2막 
제식이 열리고 엘렉트라가 검은 상복 대신에 화려한 하얀색옷을 입고 나타나자
군중들은 자신들의 참회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흥분하고 평상시 그녀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아이기스토스는 이를 이용해 그녀를 죽여버리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엘렉트라는 죽은 아가멤논은 반역자 아이기스토스의 거짓된 참회에 
동조하는 대신에 당당하게 그들의 죄를 비난하는 자신의 행동에 아가멤논은 
더욱 기뻐할 것이라며 사자들을 위한 춤을 춘다.
그녀의 당당한 행동에 감명을 받은 젊은 여자는 엘렉트라를 옹호하고 
오레스테스 역시 그녀의 모습에 기뻐하나 제우스는 눈치채지 못하게 
번개와 천둥을 일으킨다. 이에 사자들의 동굴을 막고 있던 바위가 신전의 
계단 쪽으로 구르고 군중들은 이에 두려워하자 대사제는 모독자들에게 
저주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군중들이 흥분하자 아이기스노스는 엘렉트라에게
목숨은 살려주되 아르고스를 떠날 것을 명하자 제우스는 엘렉트라를 걱정하며 
말을 구해줄 테니 그녀를 데리고 이곳을 떠라라며 설득한다. 
오레스테스는 엘렉트라를 설득하나 그녀는 자신은 이곳에서 굿굿히 버텨 
오빠가 아르고스로 돌아왔을 때 그가 원수 갚을 수 있도록 격려하겠다고 한다. 
이에 오레스테스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나 원수를 갚는 대신 엘렉트라를 데리고 
도망을 가려하자 엘렉트라는 그녀를 오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녀의 강인한 
모습에 자신의 나약함을 깨달은 오레스테스는 옛날에 지녔던 복수의 감정을
되세기고 그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인정한다.
제우스는 아이기스토스의 앞에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를
처형하라고 사주하나 아이기스토스는 더 이상의 죽음은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우스는 오레스테스가 아이기스토스에게 복수를 하여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자유를 획득함으로서 신보다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낀다. 그 때문에 제우스는 아이기스토스를 부추겨 아가멤논을 
죽이게 하고 인간에게 죄의식이라는 덫을 씌움으로써 신에게 의지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이때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가 아이기스토스에게 칼을 
들이대자 아이기스토스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저항하지 않는다. 
그의 구걸과 저항을 기대하던 오레스테스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놀라나 
주저없이 그를 죽이고 여세를 몰아 여왕에게 달려가 그녀까지 죽인다. 
비명소리를 들은 엘렉트라는 어머니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죄책감에 떠는 엘렉트라의 모습에 후회의 여신 에리뉴에스가 이끄는 
굵은 파리떼가 나타난다.

 


3막 
신전에서 잠이 든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의 앞에 에리뉴에스들이 나타나 
그들을 유혹한다. 엘렉은 죄의식을 일으키는 그녀들의 위협에 두려워하면서도 
그녀들을 외면할 수가 없다. 오레스테스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잊고 함께 
희망을 찾아 떠나자고 설득하나 결국 그녀는 에리뉴에스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은 엘렉트라에게 덤벼든다. 엘렉트라가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자 
제우스가 나타나 에리뉴에스들로부터 엘렉트라를 구해낸다.
글 선생이 신전으로 찾아와 오레스테스에게 분노한 시민들이 신전 앞으로 
몰려왔다며 그에게 도망가라고 알린다. 그러나 오레스테스는 당당하게 시민들 
앞에 나타나 자신이 아가멤논의 아들이며 자신은 원수를 갚음으로써 신민들을 
죄의식에서 벗어나도록 하였음을 알리고, 그러나 자신은 계속된 복수를 부를 
수 있는 왕좌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행해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에리뉴에스들은 고함을 치면서 그의 뒤로 덤벼든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레스테스>에 바탕을 두고 있는 사르트르 최초의, 그리고 최상의 희곡인 이 <파리떼>를 윤증환 재구성한 작품이다, 실존사상의 핵심인 자유, 참여, 책임의 문제를 작품 전편에 걸쳐 다루고 있다. 그는 인물들이 "상황안에 놓여 있을 때" 선택의 순간에 어떻게 그들 나름대로의 진실을 만들어 내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이 작품은 아가멤논 왕과 클리타임네스트라 왕비의 아들 오레스테스 이야기이다. 아이기스토스는 아가멤논을 죽이고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결혼한 후 「아르고스」를 지배하고 있다. 그는 죄를 시인하는 자신이 용서한다는 신화를 꾸며 백성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 시민은 아이기스토스의 범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치 자기의 범죄나 되는 것처럼. 게다가 그들을 늘 괴롭히는 것이 파리떼이다. 이 파리떼, 즉 에리뉴에스는 그들의 양심을, 신의 처벌을 또는 그들의 자유의 포기를 상징하고 있다. 친모와 그녀의 정부인 아이기스토스의 음모에 의해 「아르고스」를 쫓겨났던 오레스테스는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후 선왕의 복수를 꿈꾸고 처음으로 고향에 돌아 온다. 그러나 젊고 부유하고 현명하며 자의식이 풍부한 오레스테스와, 아이기스토스의 치하에서 참회의 무마의식과 파리떼에 시달리는 시민들과의 유대감은 애초에 공동상황이 없었으므로 이어질 수가 없게 된다. 
오레스트의 시민들에 대한 소외감은 어쩔 수 없이 와닿게 되고 그는 복수심마저 관념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아르고스」를 떠날 것을 결심한다. 그가 복수행위를 미루고 있을 때 누이동생 엘렉트라와 15년만에 해후를 한다. 그러나 그녀마저 오빠를 경원, 더욱 처절한 소외의식을 느낀다. 자신의 무용한 자유를 행사하던 오레스트는 동생에게 마저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자 "상황"에 참여하지 못한자로서의 소외감 은 더욱 뿌리 깊어진다. 한편, 배타적이고 반항적인 엘렉트라는 나약한 오레스테스를 힐책함으로서 오레스트의 복수행위를 부추긴다. 결국 아이기스토스와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그들 자신이 꾸며낸 신화의 피해자가 된다. 오레스테스는 결국 그의 의식을 조정해온 신을 거부하며 아이기스토스와 생모를 살해한다. 
이 범죄에 의해서 오레스트는 그의 고향 「아르고스」의 시민권을 얻게 된다. 여기서는 죄없는 자는 이방인이다. 그는 신에 반항한다. 왜냐하면 그는 속죄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그는 제우스의 경쟁자가 된다. 
제우스는 자기의 자유의 지배자가 된 인간에 대해서는 어떠한 권력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인간의 가슴속에 자유라는 게 폭발되면 신들도 그 인간에 대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네. 그것은 인간끼리의 문제니까" 라고 제우스는 말한다. 
반면에,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환상적인 복수심에 두어 겉으로는 반항적인듯 하나 실은 무력한 증오심에 안주해 버린 엘렉트라는 환상이 실현화되자 자신은 신의 노예가 되겠노라고 태도를 돌변 시킨다. 그러나 자기행동을 선택하는 인간, 단순한 우연의 존재 가 아닌 주체를 가진 존재 오레스테스는 범죄에 제우스를 향해 "나는 내자신의 율법 이외에 딴 법을 가질수 없게끔 처벌 받은 것이다.... 나는 인간이다. 그리고 인간은 저마다 자기의 길을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법이다"라고 선언한다. 
개인의 복수욕에서 저질러지지 않았던 그의 죄로 말미암아 오레스테스는 신의 압제와 그들의 가책에서 「아르고스」를 해방한다. 그가 「아르고스」를 떠날 때 파리떼가 그의 뒤를 쫓는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인생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인생을 향락하기만 하던 주인공 오레스트를 통하여 공허하고 추상적이었던 자유를 현실과의 접촉을 통해 구체적으로 활용함을 가능케 해주고 있다.  
내면의 자유란 허풍에 불과하다. 그것은 언제나 이론적이고 정신적일 뿐이다. 인간은 자신이 세계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때에만 진정으로 자유롭다. 즉, 진정한 자유란 행동하는 것이며 자기자신에게서 흘러나오는 어떤 행위를 감행할 때, 인간의 위대성이 이러한 참여와 스스로 책임지려는 의지에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데에 이 작품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