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조지 S. 카우프만 '불이 그치지 않고 타게 하라'

clint 2024. 12. 27. 14:39

 

 

호텔 11층에 투숙한 출장자 봅, 오랜 친구인 에드가 방문해
지난 얘기도 하고 각자의 가정사, 일, 등등 묻고 답하고...
대화의 모양새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느껴진다.
봅은 최근에 설계한 전원주택 도면을 꺼내 자랑도 한다. 
그때 호텔사환이 노크하고 들어온다. 무척 정중하게 
지금 호텔에 불이 났다고 조용히 대피하라는 말을 전한다.
마침 창문으로 확인하니 거의 아래층인 10층까지 올라왔다.
에드는 호텔사환한테 자신이 소방소장의 친구라며 빨리 진화하고

꼭 자기 이름을 말해달라고 한다. "에드 저메이슨"
어느 덧 연기도 올라오고 바닥도 뜨끈해 온다.

 


그리고 소방수 2인이 들어가도 되냐고 문을 두드린다.
복장을 입은 소방수A는 소방호수며 장비를 가지고 들어오고,
소방수B는 소방복장에 바이올린을 들었다.
소방수A의 설명은 "저 친구는 집에서 연습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틈틈이 화재현장에서 연습하죠"
그리고는 모두 차분히 앉아 소방수B의 연주를 듣는다.
차분히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곡은
"불이 그치지 않고 타게 하라"를 켠다. 
이 연극의 제목이다.

 

 

조지 S. 카우프만의 단막인 이 작품은 호텔에 불이 났으면

만사 제치고 비상구든 옥상이든 탈출하는 것이 국적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취해야할 자세일진데 차분한 투숙객이나... 특히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소방수B는

연주곡명을 보면 불이 꺼질 때까지 연주할 것 같다.

해프닝 같고 엉뚱하지만 작품을 읽고 바이올린 연주 소리를 상상하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이게 음악, 연극의 힘이 아닐까?

 

 

 

극작가 조지 S. 카우프먼이 제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 팬데믹 이후 1925년에 처음 저작권을 취득한 이 작품은 장 끔찍한 역경 중에서도 영국인들의 세계적인 명성을 냉철하고 얼굴에 주름이 없는 사람들로 패러디한 작품이다. 간단히 말해, 이 작품은 2명의 사업가가 묵고 있는 호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심함과 유머를 유지하는 모습을 그린다. 호텔이 불타고 바닥에 타버릴 위험에 처해 있다. 11층 방에 도착한 소방관들조차도 상승하는 위험에 당황하지 않는 것과 게다가 바이올린 연주까지...  화재가 번지는 상황에서 잘하기 매우 어려운 코미디 유형이다. 배우들이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상황에 휘말린 믿을 만한 손님들을 설득력 있게 묘사해야한다. 벨보이는 객실 문을 두드려 화재 사실을 알리고 대피라고 권유한다. 건물에서 도망치라는 것이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불타는 발 아래 바닥이 점점 더 뜨거워짐에 따라 타이타닉에 탑승한 음악가들의 전통을 따라 바이올린을 연주함으로써 카우프만의 영국의 불안정함에 대한 패러디를 볼 수 있다. 원제 <Still Alarm>은 위기나 재앙을 헤쳐나가는 영국인들의 성향을 분명하게 보여주며, 상황에 상관없이 서로 예의 바르고 격식을 갖춘 캐릭터들로 가득 찬 당시의 영국 연극에 대해 카우프만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등장인물들은 역경에 직면했을 때의 강인함, 금욕주의, 그리고 예상치 못한 재치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