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스트린드베리 '미스 줄리'

clint 2024. 10. 25. 07:14

 

 

줄리는 남성혐오주의자인 어머니와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귀족 집안의 딸이다.
그 집안엔 하인인 장과 그의 약혼녀이자

이 집의 요리사인 크리스틴이 함께 살고 있다.
성대한 축제 밤, 줄리는 자신의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파혼하지만

개의치 않고 파티를 즐긴다.
그러다 자신의 하인인 장의 유혹에 넘어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하인과 하룻밤을 보낸 줄리는 귀족신분인 자신이 하인과
정을 통했다는 죄책감에 흔들리다가

장과 함께 집을 떠나 사랑의 도피를 하려 한다.
하지만 장은 사랑의 도피보다는 줄리를 이용해

신분 상승과 호텔을 세워 돈을 벌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렇게 둘의 갈등은 대화를 하면 할수록

서로의 본심이 드러나면서 더욱 고조되는데...

 

 

 

줄리의 사랑관이 낭만적이고 사회적 계급, 관습 등을 탈피 하고자 했던 데에 반해 장은 신분상승을 위한 현실적인 야망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틴은 약혼녀이자 줄리 가문의 하인인 장과 줄리의 관계를 알게 된다. 줄리와 장이 당시 사회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인물인데 반해 크리스틴은 지극히 일상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크리스틴이라는 인물을 통해 작가는 줄리와 장과의 관계를 환상 속처럼 표현해내고, 그들의 행위가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꿈을 꾸는 동안 일어난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밤사이에 일을 저지르게 하면서 일상 그 자체인 크리스틴을 잠재우게 한다. 모두들 잠자는 사이 두 남녀의 이야기는 과거로 혹은 미래로 공간과 시간이 확장되며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물거품처럼 둘의 꿈과 이상은 사라지고 어디로든 빠져나갈 수 없는 현실로 돌아온다.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이(August Strindberg, 1849-1912)가 14일 만에 완성한 자연주의 희곡인 미스 줄리(Fröken Julie)는1889년,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초연되었다. 비도덕적이란 혹평을 받은 이 비극은 1892년, 독일 베를린에서 성황리에 무대에 올려졌다. 1893년 프랑스 빠리의 <자유극장>에서의 공연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대성공적인 이 무대는 그를 국제적인 극작가로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게다가 '미스 줄리'의 서문은 그에게 "현대연극의 아버지"란 타이틀을 안겨주기도 했다. 당대에 고립되어 있었던 스웨덴에서 부도덕하다고 거부당했던 <미스 줄리>는 16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조국 스웨덴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연이어 1906년 12월, 스톡홀름에 첫 발을 내디딘 이 작품은 대성공을 이루어냈고, 스트린드베리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에서는 "완벽하게 빛을 발한 극'이라고 극찬을 받기도 했다. 스트린드베리의 희곡 중, 지금까지 국내외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된 <미스 줄리>는 연극뿐만 아니라 발레, 오페라, 영화, TV 버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쟝르로 새롭게 태어나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수없이 공연되었다. 그가 공연 연대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예견했듯이 세계무대 위의 <미스 줄리>는 1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공을 초월해 다시 태어나,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무대에선가 올려지고 있을 것이다.  

 

 

 


스트린드베리는 이 작품을 니체의 사상, "힘의 의지'에 근거하여 의지력이 부족한 귀족의 경거망동, 육체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려 영혼이 감당키 어려운 갈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약육강식의 원리가 적용되어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이론을 접목시켜 특이할 만한 학설로 다루며, 독자적인 자연주의 드라마 형태를 구축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세계에서 절대적 원리로 삼았던 인간 삶의 단면을 미스 줄리에서 등장인물들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인간 내부 깊숙이 내재된 본능을 통하여 인간 유형을 함축적으로 그려내며, 동시에 줄리의 삶을 통해 당시 스웨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조명하고 아울러 해결책도 모색하려 했던 것이다. 
 <미스 쥴리>는 스트린드베리가 가장 심사숙고해서 집필한 비극으로 무대기법, 극작 및 연기방법 등에 관한 긴 서문은 본문과 버금가는 주목을 받아 현대 연극사적으로 새로운 장을 열게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