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국씨는 6·25전쟁 직후 38선을 넘어와 온갖 고생을 하며
김밥 집 사장으로 자수성가한다.
어느 날 신문을 읽다가 자신이 18억 원이라는 큰돈을
북한동포돕기기금으로 적십자사에 기증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지독한 자린고비인 김치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서
전 재산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에 황당해 하는데,...
이때 방송국 기자들이 들이닥치고 그는 자기 뜻과는 상관없이
선량한 시민의 표상으로 떠오른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텔레비전 토크쇼에 나와 자기 노릇을 한다는 사실에 황당해 하는 그를
수사기관은 '국민의 영웅 기대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려 한 남파공작원'으로
몰아세운다. 우여곡절 끝에 자칭 김치국이라는 제3의 인물이 체포되고
그 둘은 대질 신문을 하게 되지만.... 문제는 둘이 너무 똑같이 생겨서
도대체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서로 자신이 김치국이라고 우겨대는
두 인물의 열띤 주장에 이르러 극의 재미는 절정에 다다른다
결국 쌍둥이 형이란 것과 형이 간첩으로 밝혀지는데....
이 작품은 전래민담 <옹고집전>을 모티브로 하여 남, 북으로 갈라진
일란성 쌍둥이의 이야기를 코미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분단과 이산의 아픔과 상처라는 주제를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가벼운 터치로 마음에 그어진 38선을 걷어 내보려는 의도가 엿보이며
풍자와 패러디와 희화화가 극을 이끈다.
이 작품은 분단을 뛰어넘어 화해로 나아가자는 결론을 보여주며
이 일련의 해프닝을 꿈으로 처리한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걸쭉한 재담이 섞인
풍자와 해학의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1998년에 제22회 서울연극제에서 연기상과 신인연기상을 수상하였고,
'98좋은연극 BEST 5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또한 한국연극협회가 주는 '98우수공연 단체상과 연기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99동아연극상 연출상과 작품상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 제17회 전국연극제에서 장려상과 연기상을 수상하였다.
70년대에「서울 말뚝이」등 ’’말뚝이’’ 시리즈로 질펀한 한국적 코메디를 추구하던 극작가 장소현. 우리의 색깔, 우리의 소리, 우리의 냄새를 내보이는 작업을 해온 그는 전통마당극의 현대적 수용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마당극에서만 볼 수 있는 해학과 풍자, 그리고 현실반영을 재치있는 웃음으로 관객에게 전함으로써 색다른 느낌을 제공해왔다. <김치국씨 환장하다>는 현실비판과 풍자를 적절히 조화시킨 코미디이다. 특히 장소현이 애정을 가지고 그려내는 인물은 이북에 어머니를 홀로 두고 이남으로 내려온 삼팔선 따라지들이다. 그들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을 걸쭉한 재담이 섞인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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