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홍창수 '아으 다롱디리'

clint 2024. 4. 30. 17:05

 

 

 

첫째 마당, 장승나라에서는 자꾸 밤이 길어지고 낮이 짧아지는 이변이 계속된다.
이에 대왕은 자신의 원기회복과 국태민안을 이유로 내세워 지상에 나가 가장 힘이 센 여인(처녀)을 잡아오라고 명령한다. 이른바 나라를 위한 희생양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실상 대왕의 이 명령은 자신의 개인적인 성욕을 채우려는 흑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명령을 받은 포장군은 차장군과 졸장군에게 시키고, 차장군과 졸장군은 지상으로 나아간다. 대왕을 찾는 여장군이 등장하자 포장군은 대왕으로부터 여장군을 따돌리려고 애쓰나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지상에 파견된 두 장군은 자신들이 특파된 것에 강한 불만을 갖지만 고수에게 물어 가장 힘센 여인인 옹녀를 찾으러 다닌다. 우여곡절 끝에 옹녀를 찾게 된다. 그러나 이미 한발 늦고 말았다. 상부살 팔자를 타고났다고 하여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당한옹녀는 자신을 구원해준 강쇠를 만나 정한수를 떠놓고 혼례를 치르고 말았던 것이다. 두 장군은 둘의 혼례를 무효화 시키려고 노력하나 오히려 격분한 강쇠에 의해 달아나고, 옹녀와 강쇠는 합궁하러 숲속으로 떠난다.
둘째 마당, 옹녀와 강쇠는 오순도순 밭을 갈며 정착의 희망을 키워가나 강쇠의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성욕의 요구에 옹녀는 분개하여 강쇠를 혼내준다. 한편 도망친 두 장군은 강쇠에게 가짜 쌀 천석을 주고 옹녀를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옹녀를 옮기려 하던 그들은 옹녀를 옮길 수 없게 되는데 그 연유는 인간이 아니기에 살아있는 인간을 들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비책을 내놓는다. 강쇠가 자신에게 준 쌀이 모두 모래라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자신들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니 장승 있는 쪽으로 유인하여 자신들이 장승 속에 숨으면 성화에 못 이겨 장승을 팰 것이고, 그것은 장승모독에 해당되어 우리들이 얼마든지 강쇠를 합법적으로 응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승 동티로 죽으면 옹녀는 강쇠의 죽음을 억울하게 생각하고 자신들을 잡으러 장승나라로 반드시 올 것이라는 것이다. 졸장군의 말대로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강쇠는 장승 동티로 죽게 되고 비참한 신세를 한탄하던 옹녀는 강쇠의 뒤를 따라 장승나라로 간다. 한편 장승나라의 여장군은 대왕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자, 대왕의 비리를 까발리고 대왕의 계획을 원천적으로 방해함으로써 복수하겠다고 다짐한다.
셋째 마당, 장승나라에 간 옹녀는 자신의 가정과 행복을 파괴한 차장군과 졸장군을 물리친다. 그러나 여장군이 던진 그물에 걸려 옹녀는 붙잡히고 만다. 여장군은 옹녀에게 왜 이곳까지 오게 됐는지 사연을 들은 여장군은 자신이 여성의 입장에서 봐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며 옹녀의 지아비를 섬기는 마음씨와 용기 있는 행동에 탄복하여 포박을 풀어주며 성공을 기원한다. 특히 옹녀가 부패하고 타락한 장승 나라를 끝장내겠다는 말에 용기를 얻은 여장군은 자신도 장승나라를 위해 한몸 바칠 것을 맹세한다. 한편, 옹녀가 출현했다는 전갈에 불안해하는 대왕은 여러 장군들을 보내어 대적하게 하나 옹녀의 지혜에 패배하고 만다.이때 차장군은 강쇠를 미끼로 내세워 옹녀가 자기 죄를 고백하면 이승에 돌려 보내주자는 제안을 한다. 이에 졸장군은 그 여자는 사죄할 여자가 아니라면서 만약 그 여자가 사죄하면 자신이 군복을 벗겠다고 한다.포장군은 차장군의 편을 들고 만다. 마침내 옹녀가 대왕 앞에 등장한다. 대왕은 옹녀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라고 하자 옹녀는 오히려 대왕이 해야 한다고 맞선다. 이에 대왕은 강쇠를 대령시킨다. 붙잡혀온 강쇠는 반성하는 기색도 없이 오히려 옹녀에게 가부장의 권위를 내세워 대왕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큰소리로 욕하며 조아리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강쇠에 허세에 신물이 난 옹녀는 진짜 죄인은 장승나라 놈들이라 하며 대왕에게 죄를 자백하라 요구한다. 곤경에 처한 대왕은 자신의 성욕을 채우려 납치한 사실을 폭로 하고 상납된 여인의 명단이 적힌 서책을 공개한다. 이에 차장군과 포장군은 도망치고,졸장군 역시 옹녀와 싸울 의사가 없음을 표현하자 대왕은 옹녀의 요구대로 사과한다. 강쇠는 대왕의 사죄로 이승으로 갈 수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나 옹녀는 이제야 자신이 누군지 알았다면서 혼자 떠날 결심을 한다. 대왕은 무능한 장군들을 모두 파직시키고 오히려 자신의 죄를 백일하에 폭로한 여장군이야말로 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의인임을 강조한다. 옹녀가 장승나라 사람들에게 환송을 받으며 떠나고 옹녀가 이별하는 장면이긴 하나 무대는 차츰 밝아온다. 장승나라 사람들은 이를 기뻐하고 곧 이어 춤의 축제가 이어지면서 막이 내려간다.

 

 

 

 

전래하는 판소리 <변강쇠가>를 재해석 한 마당극이 갖는 형식적 새로움판소리에서 반주를 하는 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고수는 극의 진행자로서의 해설역할, 다양한 극중 인물의 역할 등 일인다역을 맡았다.이 공연에서 고수는 극의 상황과 역할에 따라 극의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노래,창, 사설, 대사를 함으로써 무대의 분위기에 커다란 활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관객들에게놀이적 흥취를 흠씬 느끼게 해 줄 것이다.주제에 대한 문제적인 시각과 구성의 새로움 남성 중심의 판소리 <변강쇠가>의 서사적인 틀을 과감하게 파괴시켜 여성주의 관점에서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하였다.장승나라 대왕 및 장군들뿐만 아니라 옹녀의 남편인 강쇠마저도 옹녀를 내새워 여성을 성의 노리개 또는 애완물 정도로 인식하는 사고의 편향을 신랄하게 비판, 풍자하고 가부장제의 굴레와 한계를 타파하여 새로운 주제로 거듭나게 되었다..금기의 대상인 성을 해학적으로 놀이화하여 성에 대한 불건강한 인식전환성에 대한 불건강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등장인물들과 극적인 상황에 해학성을 중시하였다. 재담, 육담, 비어, 속어 등 전통연희의 대사에서 볼 수 있는 친근감 있고, 해학적인 대사를 많이 활용하였으며, 인물들 역시 대부분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다.옹녀와 강쇠뿐만 아니라, 권위를 잃고 성 상납만을 원하는 대왕, 대왕의 최측근으로 아부근성이 강한 포장군, 포장군에 불만을 가진 차장군, 차장군에게 불만을 가진 부하인 졸장군도 희극적인 결함을 가진 인물들로 설정하여 시종일관 극을 경쾌하고도 발랄한 해학적인 분위기를 유지하였다.

 

홍창수 작가

 

 

이 작품은 문화관광부에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해마다 공모하고 있는 <전통연희본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고전 가사의 후렴귀에서 제목을 따 왔다 한다 장승나라에 쳐들어간 옹녀의 이야기로 우리의 판소리 형식, 전통적인 극형식을 재창작 해 왔다는 평을 받는다 지배자들, 지도층들의 위선과 부패 등을 꼬집고 결국 옹녀의 한판승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판소리에서 반주를 하는 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고수는 극의 방관자로서의 해설역할, 다양한 극중 인물의 역할 등 일인다역을 맡는다. 이 공연에서 고수는 극의 상황과 역할에 따라 극의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노래,창, 사설, 대사를 함으로써 무대의 분위기에 커다란 활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관객들에게놀이적 흥취를 흠씬 느끼게 해준다. 

남성 중심의 판소리<변강쇠가>의 서사적인 틀을 과감하게 파괴시켜 여성주의 관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하였다.
장승나라 대왕 및 장군들 뿐만 아니라 옹녀의 남편인 강쇠마저도 옹녀를 내새워 여성을 성의 노리개 또는 애완물 정도로 인식하는 사고의 편향을 신랄하게 비판, 풍자하고 가부장제의 굴레와 한계를 타파하여 새로운 주제로 거듭나게 되었다. 또한,<별주부전>에서 토끼의 간을 구하는 화소,<심청전>에서 심봉사가 공양미 삼백석에 심청이를 팔게 되는 화소 등 구전 설화의 다양한 화소들을 차용하여 구성을 새롭게 하였다. 특히 성에 대한 불건강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등장인물들과 극적인 상황에 해학성을 중시하였다. 재담, 육담, 비어, 속어 등 전통연희의 대사에서 볼 수 있는 친근감 있고, 해학적인 대사를 많이 활용하였으며, 인물들 역시 대부분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다. 옹녀와 강쇠뿐만 아니라, 권위를 잃고 성 상납만을 원하는 대왕,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그를 흠모하는 늙은 노파인 여장군, 대왕의 최측근으로 아부근성이 강한 포장군, 포장군에 불만을 가진 부하인 차장군, 차장군에 불만을 가진 부하인 졸장군도 희극적인 결함을 가진 인물들로 설정하여 시종일관 극을 경쾌하고도 발랄한 해학적인 분위기를 유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