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보로스(Ouroboro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의 형상이다. 이는 머리와 꼬리 사이의 무한한 순환의 과정으로 '변화'를 의미하고, 원형이 갖고 있는 '완전함을 상징 한다. 이러한 두 상징은 연금술에서 하찮은 금속을 완전한 금으로 변화시키는 '현자의 돌'을 상징하기도 한다.
주인공 인화는 원래 자기를 찾기 위해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다. 인화 친구인 현실과 로라는 상대의 가식적인 행동, 돈에 대한 과시 등에 반감을 갖고 충돌을 일으킨다. 여행지에서 만난 여자1. 2. 3은 인화, 현실, 로라의 젊은 시절을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욕망에 대해 결벽증적 태도를 보이는 펜션주인, 반대로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자아로 사는 길이라는 말하는 남자1은 주인공 인화의 의식과 무의식의 측면을 대변한다. 인화는 극과 극에 있는 인물들을 통해 모든 것이 만들어진 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을 해방시킨다.
작가의 글 – 김영미
주인공 인화는 발달적 변형의 단계를 밟으며 자기를 찾아간다. 발달적 변형은 자신을 다른 사람이 인식하는 것으로 지각하는 타인으로서의 신체 단계, 삶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페로소나로서의 신체 단계, 충동과 감각으로 인식하는 욕망으로서의 신체 단계, 현존으로 자신의 몸을 인식하는 존재로서의 신체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인식하는 발달적 변형의 단계는 원래의 자기로 회귀하기 위한 과정이다.
<우로보로스>는 인간의 변화와 성장이란 무엇인지를 관객에게 질문하는 연극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상황에 휘둘리게 되고, 상처는 마음속에 숨어 있다가 때로 자기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양식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마음의 상처가 구체적인 태도와 행동의 배후로 작용함으로써 삶의 심각한 덫이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오늘을 산다는 의미와 인간 답게 살기 위해 삶에서 꼭 필요한 것, 내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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