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정진수 '바람처럼 강물처럼'

clint 2021. 5. 12. 07:28

 

 

<바람처럼 강물처럼>은 재수생의 아픔과 좌절과 희망을 그리는 가운데

청소년의 일반적 삶과 그들의 의식을 표출한다.

대학입시에 실패한 주인공이 재수를 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에피소드로 나열하면서

이들의 눈에 비친 기성세대의 비뚤어진 시각을 풍자적인 TV시퀀스와 대비시켰다.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하여 즉흥극적인 수법을 원용하여 집단창작에 의존했다. 그래서 12명의 남여 출연진이 실명으로 무대에 등장하여 그때그때 필요한 배역을 돌아가면서 맡도록 했다. 극의 내용은 실상 출연진 자신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게 된다.

 

(정진수 구성, 연출)

사회 교육적 기능을 위해 집단창작과 연극놀이형식으로 구성되었고, 대입재수생들을 무대 위에 등장시켜 그들의 좌절과 아픔을 그려나가면서 청소년의 시각에서 재수생과 대입제도의 문제를 제기하며 매년 달라지는 입시제도와 재수생의 풍속도에 맞게 개작, 공연되는데 그럼으로 현실성과 재미를 극대화 했다우여곡절 끝에 대학에 입학하는 3수생의 대학진학을 위한 과정과 그의 후배재수생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꿈의 실현을 모색하라는 것으로 끝난다.

 

바람처럼 강물처럼은 재수생들의 얘기가 중심이 되지만 그렇다고해서 해묵은 교육정책 비판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탈선 청소년 선도용 계몽극도 아니다. 청소년들의 꿈과 좌절, 고뇌와 방황, 용기와 가능성을 짧은 삽화들로 연결시키면서 대사의 노래, 연주와 춤이 조화되는 선뜻한 뮤지컬이다. 생활을 보여주는 부분은 사실성(reality)을 살리고 내면적인 고뇌를 나타내는 부분은 상징성을 고려해서 양식화한 구조를 채택했다. 그래서 배우와 관객이 교감하고 건강한 웃음이 있어서 무대와 객석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얼마간 이 작품이 시사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문제 중에서도 언제부턴가 쉽게 묵과 되버리고 있는 재수라는 심각한 문제를 청소년인 그들 시각의 밝음으로, 재수 정도를 체험하지만 그 지경에도 그들만이 간직하고 있는 때묻지 않은 순수성의 애깃거리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통 이 도시의 젊은이들이 Hot Love! Hot Rock! Hot Issue! 만을 분출하려고 안달이 난 것에 비긴다면 우리의 주인공들은 범용하지만 현명하게 자아를 실현시켜 나가는 인물들임이 틀림없다어쩌면 요즘 십대들이 우리 주인공들보다 훨씬 더 성숙한 의식을 지녔는지도 혹 모르겠다. 더 어른 행세를 잘하는지도. 하지만 누구나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의미가 분명코 있다. 그것이 그만한 나이의 고통의 의미라면 더욱더 절실하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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