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세은 '세 개의 버튼'

clint 2021. 5. 13. 12:01

 

 

"사람을 꼭 닮은 인형이라 해도 그건 인형일 뿐이잖아요?”

최후의 인류와 최첨단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

미래의 기적이라 불리는 특별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담은 문득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수년 전 그는 한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진행된 () 튜링 테스트에 참가했는데, 너무나 인간 같은 그들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인간에 대한 생각과 휴머니즘에 대한 인식이 크게 흔들리게 된다. 혼란과 갈등 속에서 테스트는 무사히 종료되지만, 그 후 하나 둘씩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들이 더욱 아담을 위기로 내 몬다. 결국 아담은 테스트 뒤에 숨겨진 그들의 진짜 의도를 알게 되고, 고민 끝에 인류미래 역사를 뒤바꿀만한 중대한 선택을 하고 마는데....

 

인공지능 AI를 소재로 삼은 <세 개의 버튼>은 사건의 전개가 장황하고 대사가 자연스럽지 않아 심사과정에서 조금 망설였던 작품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꾸준히 들어왔던 같은 소재의 작품들과 비교할 때, 단순히 소재주의를 떠나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또 인간중심의 사고는 올바른 것인지를 집요하게 물어보는 작가의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작가의 글

<세 개의 버튼>튜링테스트가 미래에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실시될지도 모른다는 SF적 상상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포스트 휴머니즘시대를 살아갈 것에 대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기술에 압도당한 미래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고. 작품은 미래가 배경이지만, 현재에도 유효한 인간의 문제를 담고자했다. 극도의 물질주의와 합리주의, 관계의 단절 속에서 인간 본질적인 외로움은 현재에도 여전히 기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이 무수히 만들어낼 진짜 같은 가짜의 생생한 환영과 진정성 없는 삶의 편리는 그간 인류가 믿었던 휴머니즘의 가치를 의심하게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자신보다 뛰어난 기계들과 사이좋게 공존할 수 있을까. 특이점을 넘어버린 그들 앞에서 인간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그 질문들을 관객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다.

 

박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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