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설화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탐관오리와 민중과의 갈등구조를 그린 작품이다.
김달봉의 딸 달래의 비극적임 삶을 그린 것으로 김달봉은 사또의 하명에 의해 사창미 2백 석을 훔친다. 그리고 부정이 탄로 나게 되자 그를 체포해 사형에 처하라는 어명이 내린다. 달래는 사또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구해줄 것을 간청한다. 사또는 그 대가로 달래의 몸을 요구한다. 마당쇠와 달래는 서로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달래의 일을 김달봉이 알게 되고, 딸의 혼인자금 때문에 사창미를 훔치는 일에 가담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딸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목숨의 위협까지 받는 처지이다. 그가 죽지 않으면 마당쇠가 대신 죽어야 한다. 김달봉은 스스로 잡혀 처형된다. 순박한 서민의 삶과 행복이 권력의 비리와 횡포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마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극의 2중 구조로서 탈을 쓴 배우가 8명 등장해 메인 플롯을 뒷받침하는 서브플롯을 활용하는 것이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작품 구성에서 외압과 비리에 타협하는 효심이라는 다소 애매한 설정이 현재에서 바라보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주제설정으로 보인다.
李河石 작가의 말
「원각사」와의 첫 만남은 무슨 일이든 급히 해돼야하는, 내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연극적인 헤프닝이었다. 『내가 이런 식으로 연극에 관계해야 하다니, 제기랄....』 하고 나는 몇 번이나 중얼 거리면서 허덕였다. 이 연극은 급한 시일에 쫓겨 급조로 이루어 진 것이다. 그것도 애초의 각본이 몇 번이나 엎치락 뒤치락거리 면서 번복을 거듭하다가 이 쯤에서 주저앉아버린 작품이다. 생 각 같아서는 다시 시작하고픈 작업이었다. 언제 또 한가한 때가 오면 다시 시작해볼 수 있겠지. 그때는 어쩌면 애초 시도했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연극은 막이 올랐다. 이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되겠 지. 생각해보면, 나는 물론 원각사 전단원들은 굿은 장마의 폭 우 속을 젖은 몸으로 후줄근히 달려와 가까스로 여기에 닿은 느 찜이다. 아아. 여기에 비로소 연극이 있다. 폭우속을 불려온만 큼 우리는 관객들에게 청명한 하늘 한 조각이라도 보여주어야 하 리라. 그다음 이 연극이 끝나고 나서 우리는 각자의 젖은 몸을 그 햇빛에 말려야 하리라. 그때 우리들은 지독한 감기에 걸려 여 칠씩 약을 먹으면서 혼이 날지도 모른다. 달래, 이 아름답고 슬픈 여자의 미쳐버림은 또한 슬프고 아름 다운 일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땅이 풍요해지고, 길이 풍악 울리는 들판이 되면, 달래의 혼은 시공을 초월해서 우리 앞에 맑게 새로 열릴 것이다. 이러한 믿음이 있는 한 우리는 어 느 쑥굴형이나 어떤 폭우 속이라도 당당하게 지나갈 수 있으리 라. 마침내 우리의 연극은 풍요하고 풍악 울리는 들판에서 한판 의 홍청대는 풍물놀이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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