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해성 '고래'

clint 2015. 10. 31. 12:05

 

 

 

 

 

 

"살아있다는 거, 고 자체가 욕망 아니네? "
북한에서 내려온 잠수정 속. 조장과 기관장 그리고 무전장이 저격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부기관장이 들어오고 낡은 잠수정의 빈번한 고장을 말한다.
그때 금속성소리가 들려오고 행동대장, 안내원, 추진기수가 무전장과 함께 들어온다. 행동대장은 조장에게 임무완수를 말하고, 조장은 본부에 이 사실을 알리고 명령을 기다린다. 그 동안 안내원은 군용가방에 담아온 남한의 물건들을 나눠주기 시작한다. "욕망만 채우는 거이 행복 입네까? " 그러던 중 추진기수의 이념적 발언에 분위기가 가라앉고, 행동대장과 추진기수의 논쟁이 이어진다. 이 때, 어선 한 척이 잠수정으로 다가오고, 어선이 뿌리고 간 꽁치잡이 그물이 잠수정의 추진날개에 휘말리는데...

 

 

 

 

극한 상황에서 사람답게 죽고자 하는 무장간첩의 사연을 그린 작품으로 1998년 북한 잠수정 사건을 기초로 하고 있다. 작품은 1998년 6월 22일 발생한 북한 잠수정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무장간첩 9명을 태운 북한 잠수정은 강원도 속초 해안으로 침투했다. 남한의 추격 끝에 잠수정 안의 무장간첩은 전원 시신으로 발견됐다.
극중에서 간첩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조직의 명령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고 죽음까지도 받아들여야 한다. 연극 ‘고래’는 죽음 앞에 놓인 사람들을 통해 욕망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깊은 바다 속에서 사는 신화적 존재, 고래 멸종 위기를 겪고 있는 ‘고래’는 인간이 내려갈 수 없는 깊은 바다 속에서 산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기에 ‘고래’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유토피아로 우리를 이끌어줄 수 있는 신화적인 존재로 기억되어 있다. 확장되는 은유적 모티브로서의 공간, 잠수함 연극<고래>는 이러한 고래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 한다. 잠수정 안은 고래 안, 혹은 깊은 심연, 더 나아가서는 우주 전체를 담아내려 한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하석 '뉘랑 같이 먹고 살꼬'  (1) 2015.10.31
배삼식 '열하일기만보'  (1) 2015.10.31
국민성 '예고부고장'  (1) 2015.10.31
설유진 '씨름'  (1) 2015.10.31
최해주 '멧밥 묵고 가소'  (1) 201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