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김정환 재창작 '위대한 유산 LEAR'

clint 2016. 6. 2. 18:11

 

-리어왕은 셰익스피어를 어떻게 보았는가?
이 작품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및 전 4부 16장으로 쓰여진 것이다.
작품의 구성은 기존의 리어왕 이야기를 전제로 삼고 있다.
다만 신하 둘을 리어왕(중소기업자본가)의 후배(독점자본가)로, 바보를 파출부로 현대화시킨 것이 다르다.
작품의 이야기가 그 전제된 이야기 위로 깔리며 갈등하고 발전한다. 동시에 각 부에 또하나의 셰익스피어 작품 이야기 그리고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의 이야기가 의미의 준거틀 로 다시 깔린다.
제1부 진출과 성장 에서는 베니스의 상인 을 준거틀로 하여 1987년 6.29 현재에서 그 뒤 2개월 간을, 1장<집>, 2장<공장>, 3장<거리>, 4장<은신>의 주제로 다루면서 부르조아 혁명 이후 세력의 진출과 성장의 몇 가지 문제점을 제기한다.
제2부 모색과 의상 에서는 맥베드 와 오델로 를 준거틀로 하여 1987년 12.16대선 패배 뒤 2개월 간을, 1장<만남>, 2장<유산>, 3장<방황>, 4장<角質>의 주제로 다루면서 저항세력 형성의 모색과 누추한 의상의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제3부 노동자 골리앗 크레인 에서는 햄릿 과 고도를 기다리며 를 준거틀로 하여 1989년 5월 현대중공업 대파업 뒤 2개월 간을, 1장<불침번>, 2장<지상>, 3장<가족>, 4장<패배>의 주제로 다루면서 노동자 대중성의 사회적 내용과 그 조직화의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제4부 몰락과 세계 는 템페스트 를 준거틀로 하여 1991년 12월 소련 몰락 뒤 2개월 간을, 1장<연극>, 2장<반복>, 3장<바둑>, 4장<사람들>의 주제로 다루면서 변혁이념 및 실재의 실패를 뚫고 그 본질을 규명하기 위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이 작품은 읽히는 희곡을 지향하기 위해서 쓰여졌다. 동시에 이 작품은 고전적 전범이 담아내고 구사하는 예술사상 내용-현실주의 창작방법의 교육 과, 현실 사회주의 괴멸 속에서의 진보운동의 제 문제 토론 , 그 두가지의 창조적인 접점을 겨냥해서 쓰여졌다. 각 장을 따로 공연할 경우 전체 얼개 설명과, 관객과의 토론용 질문들이 첨가될 것이다.

 

 

작가의 글

한 10년 만인가. 장정일(소설가, 시인, 극작가 등등)을 만난 게 3개월 전이다. 그동안 교수 노릇을 했다고 해서 그런지, 10년 전에 비해 꽤나 멀쩡해 보이는 그가 반가워 술 한 잔을 샀다. 그때 그는 자신과 김경주(시인, 극작가, 여행가 등등)가 희곡 예술의 진작과 희곡 작품의 잡지 수록 관행을 만드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내게 희곡 한 편을 써 달라고 청했고, 난 새로 쓸 일은 없으나, 예전에 쓴 작품은 있으니 참고해보라 했다. 희곡 치고도, 단행본이라면 몰라도 앤솔로지 성격의 책에 수록하기에는 너무 많은 분량이라(그 긴 『햄릿』의 두 배쯤 된다), 그냥 잊고 말았는데, 연재를 하게 되니 좀 느닷없기도 하다. 이 작품은 약 20년 전, 남한민주화운동의 절정기, 소련과 동구권이 몰락을 겪을 당시에 노동자문화예술운동 단체 대표로서 각 장르 분과 회원들과 1주일에 한 번씩 만나 공부를 하며 쓴 것이다. 4막 16장으로 각 장을 따로 공연할 수도 있게 했고 몇 장은 노동 현장에서 공연된 적도 있다. 그렇게 간간이 단체 기관지를 통해 발표되었으나 독자가 5백 명 미만이고 부정기적인데다 그나마 중간에 끊겼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품 자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딱 한마디다. 이 작품은 내 정신이 가장 치열하게 젊은 날 전망의 파탄을 파탄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더 치열하게 통과함으로써 새로운 전망에 닿으려 노력한 기록이다. 원래 각 막마다 해설(코러스)역이 등장해,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을 예로 들며 근대성 문제를 제기하는 대목이 있었으나 셰익스피어 희곡 번역서 해설로 쓰였으므로 뺐고, 나머지는 20년 전 그대로다.

 

 

 

 

김정환
시인이자 소설가고 평론가다. 1980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시 「마포, 강변동네에서」 외 5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지울 수 없는 노래』, 『황색예수전』, 『회복기』, 『해방서시』, 『우리, 노동자』, 『노래는 푸른 나무 붉은 잎』, 『텅 빈 극장』, 『김정환 시집 1980~1999』, 『해가 뜨다』, 『하노이·서울 시편』, 『드러남과 드러냄』 등이 있고, 소설 『파경과 광경』, 『사랑의 생애』 등이 있다. 문학 창작 방법론 『작가 지망생을 위한 창작 강의 일곱 장』, 산문집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 음악 교양서 『음악이 있는 풍경』, 『내 영혼의 음악』, 역사 교양서 『20세기를 만든 사람들』 등 장르를 넘나드는 집필 활동을 해왔으며, 또 다른 영역으로 관심의 지평을 부지런히 확장해가고 있다.